이미 어른이 되어버려, 동심을 잊어버리고 또는 잃어버렸다면! 어른이 동심을 되찾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생각을 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미 익숙해져 있는 사회, 문화적 구조에 얽매인 사고가 아니라 거기에서 벗어나는 생각을 하면 됩니다. (물론 결코 쉽진 않습니다!)
어른들은 이미 기존 사고방식에 이미 젖어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서 벗어나려면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별도의 노력이 필요 없습니다. 사회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사고방식에 갇혀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안도현 님은 이탁오 님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사회화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되는데 이 앎이 동심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주입된 도리와 견문으로 이름을 얻게 되면서 동심을 잃어버리고, 좋지 않은 명성은 사회적 지위를 얻는데 불리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더러운 이름을 덮으려고 하면서 또 동심을 잃게 된다고 이지는 경고한다. 동심을 잃게 만드는 도리와 견문은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말한다. 혹은 구태의연한 사고, 인습적 가치관의 뜻으로 바꿔 읽어도 좋을 것이다.
어른들도 동심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노력해서 얻은 동심은 어떤 모양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역시 안도현 님의 목소리로 들어보겠습니다.
시의 동심은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 물고기 비늘이 반짝이는 이유는 물고기가 바다에 떨어진 별빛을 많이 먹었기 때문이라고1)
최연철, 2024. 2. 17. (Midjourney로 그림)
애인이 만들어준 뜨개질 목도리를 하고 있으면 애인이 등 뒤에서 목을 감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2)
최연철, 2024. 2. 17. (Prompt Search로 그림)
사무사(思無邪)를 말하면서, 삿된 생각이 없으면 말(馬)도 힘차게 달리지만, 사특한 생각이 없으면 우리 입에서 나오는 말(言)도 힘차게 뻗어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삿된 생각이 없으면 말(言)이 힘차게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말(言)이 힘차게 쏟아 나오기 시작하면 삿된 생각이 발을 디딜 틈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이지 이탁오 님의 말로 다시 들어보겠습니다.
(또한) 세상에서 정말로 문장을 잘 짓는 사람은 모두 처음부터 문장을 짓는 것에 뜻이 있지 않았다. 그의 가슴속에 형용하지 못할 수많은 괴이한 일이 있고, 그의 목 사이에 토해내고 싶지만 감히 토해내지 못하는 수많은 것들이 있고, 그의 입에 또한 때때로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 수많은 것이 있어, 이것이 오랫동안 쌓이고 쌓여, 도저히 막을 수 없는 형세가 되는 것이다. (이지. 1998: 176쪽)
박성우(2007). 가뜬한 잠. 파주: 창비.
안도현(2009).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안도현의 시작법. 서울: 한겨레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