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니고래 Aug 05. 2019

영화 <김복동>, 진실은 아프다

한 인권운동가에 관한 기록 다큐멘터리



 일제가 저지른 전쟁, 우리가 제2차 세계대전 또는 국지적으로는 태평양전쟁이라고도 부르는 참혹한 사건이 있었다. 그것이 참혹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였겠지만,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것이 이른바 ‘일본군 종군위안부 강제동원’을 비롯한 범죄들이 그 가운데 놓여있기 때문이다.


 위안부 사건의 피해자이자, 은폐되어있던 범죄를 온 세상에 증언해온 사람들이 있다. 영화 <김복동>은 그 중 한 명인 ‘김복동’ 할머니가 범죄의 피해 사실을 증언한 이후, 약자들의 인권을 위한 사회활동을 위한 인권운동가로 변신하게 된 과정과 그 활동을 담고 있다. 2019년 8월 8일 개봉하며, MBC 시사프로 피디 출신의 송원근 감독이 자료를 정리하고 연출했고 배우 한지민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슬프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진실이.
그래서 아프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현실이.



 영화는 김복동 할머니를 보는 동안 독자 또는 관객들이 함께 웃고, 함께 분노하며, 함께 슬퍼하고, 함께 아프게 한다. 고령의 힘든 몸을 이끌고 전국은 물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종군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싸우는 모습은 독자 또는 관객들을 웃고 응원하게 만든다.


 문제에 대해 회피하고 박근혜를 비롯한 친일파 계통 한국 정치인들과 막후합의를 통해 은폐하려는 ‘아베 신조安倍 晋三’ 총리의 집권 내각의 행태를 통해 독자 또는 관객들에게 분노를 느끼게 만들고, 김복동 할머니가 ‘집에 가고 싶어, 그곳에 할 일이 있어’라는 말을 남기는 생의 마지막 순간은 독자 또는 관객들을 슬프고 아프게 만든다.



청산하지 못한 친일파



 영화는 말한다. 청산하지 못한 친일파 문제가 지금 이 순간까지도 발목을 붙들고 있다고 말이다. 일본군으로 복무했던 사람들이 국방군 창설을 이유로 명맥을 이었고, 일본 경찰로 활동했던 사람들이 치안 유지 및 확보를 이유로 살아남았다.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심지어 그들이 군과 경찰, 그리고 재계와 정치계의 고위층을 이루었다.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 내 극우주의자들은, 그들이 제국주의 일본의 후예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와 합의 없이 종군위안부 강제동원 문제를 일본 정부와 협의했던 두 번의 협잡이, 각각 일본군 출신 남성이 대통령을 수행하던 시기와 그의 딸이 대통령을 수행하던 시기에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다큐멘터리가 독자 또는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이미지는, 직접 숨을 쉬고 살아가고 있는 지금-여기 시공간에 대한 이미지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 사실을 보여주는 사건이 마침 영화가 정식으로 개봉하는 2019년 여름에 발생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의 경제를 뒤흔들고 친일파 계통의 정권을 다시 세움으로써, 한국을 다시 과거로 회귀시키고자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문화를 좋아하거나 일본의 제품을 좋아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이웃 나라끼리 사이좋게 지내고 친하게 지내는 것이 뭐가 문제겠는가. 한국과 다른 일본의 모습을 통해 한국 역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그 점은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그 전에 그쪽이 잘못했던 일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만 하면 되는 것을. 그래야 비로소 우리가 용서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아 욕 나오고 눈물 나와.



@ 정치의 형태가 독재이든 왕정이든 민주정이든 간에, 부패한 권력자는 항상 민중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기를 원한다. 현재 일본이 그러하다.

이 점은 해방 후 20세기 한국도 그러했고, 21세기에 들어선 이후에도 이명박근혜  시기 10년 동안 정권과 당시 집권하던 정당 역시 그러했다. 그래서 촛불혁명과 같은 자발적인 정치 활동, 투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등에 대해 우리는 충분히 자랑스러워해도 좋을 듯하다. 적어도 정치 측면에 있어서는, 일본보다는 한국이 훨씬 선진국에 가까운 듯하다.




이전 14화 영화 <스타 이즈 본 A Star is Born>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