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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고래 May 30. 2024

카오산에는 맛있는 음식이 참 많다

방콕 카오산로드 맛집

 카오산은 전세계 배낭여행자들이 모이는 장소로 유명하며, 그만큼 먹거리도 놀거리도 많은 곳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는 한국 사람들에게 방콕 '3대' 국숫집으로 알려진 맛집들이 있다는 정보도 돌아다니는데, 갈비국수와 끈적국수와 어묵국수를 이른바 '방콕 3대 국수'로 꼽는다고 한다. 비록 누가 무슨 자격으로 선정했는지는 결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아마도 그만큼 한국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다는 평가일 터이다. 나는 유명하다고 하는 가게들을 굳이 일부러 찾아가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오다가다 보이는 식당들에서 밥을 먹다 보니, 어느 새 그 '3대 국수' 먹부림을 하고 있었다.



- 닥터 어묵국수

148 Chakrabongse Rd, Talat Yot, Phra Nakhon, Bangkok 10200 태국



 어느 날 같이 여행했던 친구가 어묵국수로 유명한 '찌라 옌타포'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찾아갔다. 그런데 하필 그  날 문을 닫는 바람에, 맞은편에 있는 가게로 들어가 앉았다. 바로 '닥터 어묵국수'라는 이름의 식당인데, 개인적으로는 '나이쏘이'만큼이나 오래 전에 방문했던 가게였다. 예전에 찾아왔을 때에는 영어 메뉴판도 없어서 대충 손짓 발짓으로 주문했는데, 이번에 다시 찾아가 보니 그새 영어 메뉴판이 생겨 있어서 수월하게 주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 생긴 영어 메뉴판 말고는 가게 분위기도, 심지어 국수와 국수 그릇까지도 예전과 달라진 것이 별로 없어서 반가운 마음이 더욱 컸다. 메뉴는 거의 어묵국수 종류인데, 각각 원하는 국물을 선택할 수 있다. 오리지널은 순한 편이지만, 똠얌 국물의 경우에는 생각보다 꽤 매워서 땀을 흘리며 먹어야 할 정도이다. 나는 다음에도 다시 찾아갈 가게이겠지만, 이 곳은 향신료가 꽤 쎈 편이라서 어쩌면 보통의 한국 사람 입맛에는 호불호가 다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묵국수 60밧)




- 나이쏘이

100/4-5 Phra Athit Rd, Chana Songkhram, Phra Nakhon, Bangkok 10200 태국



 여기는 '카오산 갈비국수'로 오랜 시간 유명한 식당이다. 거의 첫 방콕여행을 와서 찾아갔을 때부터도 이미 유명했던 곳인데, 사실 그 이후로는 길거리를 지나가면서 그냥 보기만 하고 스쳐지나갔던 식당이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 유명해서 오히려 잘 가게 되지 않았다고 할까? 하지만 이번에는 예전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며 찾아가 보기로 했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보니 예전보다 가격은 올랐지만 대신 식당도 더 깨끗해졌다. 오랜만에 다시 먹어 본 국수는 변함없이 고기가 부드러웠고 맛있었다. 고기 양도 많아서 뭔가 몸보신을 하는 기분으로 먹을 수 있었고, 직원분도 친절했다. (소고기 스튜 국수 100밧)




- 쿤댕 꾸어이짭 유안

68-70 Phra Athit Rd, Chana Songkhram, Phra Nakhon, Bangkok 10200 태국



 이 가게는 숙소에서 5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 이번에 특히 편하게 갔던 곳이었다. 이른바 '끈적국수'로 유명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웨이팅은 하기 싫어하는 나는 오며가며 보다가 빈 테이블이 있을 때 들어가본 것이다.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한국 드라마 촬영 장면이 벽에 붙어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래서인지 식사를 하는 손님들도 대략 70% 정도는 한국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워낙 한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모양인지 주문 받는 직원분도 간단하게 한국어로 말해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국수 한 그릇을 시킨 게 다인데, 너무 바빠서 그런지 15분 정도 이상을 기다려서야 겨우 받았던 것 같다. 국수는 전분기가 많은 건지 꽤나 걸쭉한 질감을 가지고 있었다. 예전 베트남에서 비슷한 국수를 먹어본 적이 있어서 그리 새롭지는 않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면도 국물도 맛있었다. 이 곳은 나중에 여행에 합류한 친구가 먹고 싶다고 해서 재방문하기도 했다. 그런데 재방문 때 시켰던 스프링롤도 오렌지주스도 꽤 괜찮았다. (국수, 스프링롤 60밧, 오렌지주스 15밧)




- 나와 팟타이

QG62+HFJ, Banphanthom Alley, Ban Phan Thom, Phra Nakhon, Bangkok 10200 태국



 '나와 팟타이'는 카오산로드에서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지만, 그럼에도 사람이 많았던 식당이었다. 우리는 포장을 해다가 먹었는데,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앉아 있으라면서 우리에게 의자를 내어주기도 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근처에 있는 노점식당에서 쏨땀을 포장해서 나중에 함께 먹었다. 그 때 먹은 쏨땀이 이번 여행 중 최고의  음식이었던 것 같다. 물론 '나와 팟타이'에서 포장했던 돼지고기 덮밥과 새우 팟타이도 푸짐하고 맛있어서 정말 만족스럽게 먹었다. (음식 가격 60-70밧)




- 맛있는 식당(?) อร่อยเด็ด

56 Dinso Rd, Wat Bowon Niwet, Phra Nakhon, Bangkok 10200 태국



 이름을 번역기에 돌려보니 '맛있는' 이라고 번역이 되었던 이 가게는 카오산 로드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식당으로, 아침식사를 먹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즉흥적으로 들어간 곳이었다. 비록 이름 하나 제대로 읽을 수 없었지만, 다행히 메뉴판에 사진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음식을 시킬 수 있었다. 국물이 있는 국수와 튀긴 고기를 곁들인 밥을 주문했는데, 양은 적었지만 맛있어서 정말 만족스럽게 식사를 하고 나왔다. 말은 잘 안 통했지만 직원분들도 친절하셔서 기분 좋게 그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음식 가격 60-70밧)





 방콕이 많이 발전했어도 카오산 일대만큼은 크게 변한 것이 없어서 갈 때마다 반갑다.(물론 예전보다 많이 깨끗해지고 비싸지긴 했지만) 아직도 노점에서 사 먹는 팟타이는 1,500원 정도이고, 망고밥도 2,000원이면 먹을 수 있다.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가게도 가보고 현지인들이 많은 가게, 노점까지도 다 가봤지만 아직도 카오산에서 먹어보지 못한 가게들이 더 많다. 언젠가는 오래 머물면서 구석구석 맛있는 식당을 찾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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