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수레가 요란해요

울림은 비어있는 곳에서 시작하기 때문이에요.

by 끼리

희한하게도

같은 말을 해도

마음을 울리는

사람이 있다.


듣기 싫은 한 마디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들리기도

흘러 지나가기도 한다.


인사 좀 잘해.


인사를 잘하지 못했던 나에게

몇 명이 사람들이나

건네었던 말이다.


인사를 잘하지 못하는 나는

몇 번을 들어도

들리지 않았던 말이기도 했다.


단, 한 사람.

그 사람에게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다섯 글자의 저 단어는 같았지만

전혀 달랐다.

뭐가 다른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그 사람의 말은 달랐다.


어쩌면

말이 달랐다기보다는

사람이 달랐을 수도 있다.


잘 정돈된 그 사람은

내게 건네는 그 말에

다른 어떤 의미도 담지 않았고

그저 인사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그 단순한 바람만을 전했다.


그 단순하고도 조용한 바람은

내 귓가에 들려와

내 속으로 들어와

마음에 닿고 나서야

들리는


그런 말이었다.


빈 수레 마냥

담긴 것은 없지만

내 속에 들려온

그 사람의

말은


요란하게

요란하게


나를 울리고


울렸다.





사진 출처:

사진: Unsplash의 doorkeepers https://unsplash.com/ko/%EC%82%AC%EC%A7%84/%EB%93%A4%ED%8C%90-%ED%95%9C%EA%B0%80%EC%9A%B4%EB%8D%B0%EC%97%90-%EC%95%89%EC%95%84-%EC%9E%88%EB%8A%94-%EB%85%B9%EC%8A%A8-%EB%82%A1%EC%9D%80-%ED%8A%B8%EB%9F%AD-MKAMCyWnU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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