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귀영화) 2.3 - 외전
아카데미 졸업작품으로 만든 <지팡이소녀> 단편 링크를 올린다. 어설픈 게 많아서 부끄럽지만… (지금까지 안 부끄러운 게 없었기 때문에 이제 좀 부끄러움에 익숙해져 봐도 괜찮을 텐데.. 여하튼) 졸작 얘기만 5회에 걸쳐 글을 썼기 때문에 작품을 먼저 보지 않으셨지만 열심히 잘 읽어주신데 감사함을 표하며… 링크를 올린다. 이 링크 역시 사실 아카데미 전용 링크라서… 혹시나 아카데미가 이 글을 발견하고 링크를 내리라고 하지 않기를 비나이다 비나이다. (작품 만들어서 창고에 놔두면 뭐 하나요. 다들 볼 수 있으면 더 좋은 거 아닌가… 맘대로 생각해 봅니다)
https://vimeo.com/326968977
PW: 60876087
*브런치 글을 읽다 보니 이 단편이 궁금해진 분들이 계시다면 가볍게 봐주시고, 욕은 제가 안 들리는 다른 곳에서 해주시고, 더위를 먹으셔서 갑자기 저에게 긍정적 감상평 또는 칭찬을 하고 싶으시다면 100만 배 부풀려서 댓글에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런 댓글을 본다면 늘 쭈구리처럼 살아가는 저에게 1초간의 기쁨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외 제 생각엔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이 링크가 상업적 용도로 이용될 수가 없지만 혹시나 뭔가 그런 일이 발생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습니다. 저 말고 아카데미가 물어주든가 말든가 그런데 사실 그 정도의 관심은 아무도 가지고 있지 않으니 그런 일이 일어날리는 없지만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약간 조심하기 위해 이렇게 오바쌈바해서 써봅니다.
이로써 안부귀영화 시리즈가 20부(+도중 연재를 못 지켜 사죄의 글을 쓴 것 빼고)로 끝났다. 원래는 장편영화를 개봉한 지금의 과정까지를 20부 정도만에 쓸 계획이었는데… 워낙 주절주절, 아무도 안물안궁이지만 나 혼자 재미있었던 잡다한 이야기 하는 것들을 좋아하는 수다쟁이다 보니 20대 중반 즈음 맨땅에 헤딩하며 영화의 세상에 들어왔을 때부터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하기까지의 과정으로 20부를 채워버렸다.
매주 연재를 (스스로에게지만) 약속하고 이렇게 글을 써보니 정말 매주 한 편의 글을 쓴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았고, 열심히 브런치 연재를 하고 계신 수많은 작가님들이 너무나 존경스럽다. 이다음 브런치북을 과연 내가 계속 써나갈 수 있을 것인가 걱정도 된다. 하지만 나는 장편 개봉까지의 과정은 꼭 (나 스스로를 위해) 기록해 놓고 싶기 때문에 어떻게든 계속 써볼 예정이다.
나는 원래 브런치를 익명으로 시작했고(물론 아이디가 너무나 명백하지만) 이 글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을 익명으로 썼다. 그러나 지인들은 다 때려 맞출 수 있을 것이고 지인이 아니라도 만약 조금만 검색해 봐도 내가 누구인지,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변 사람들(교수님들)은 누구인지 까지도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명을 유지하는 이유는 검색해 볼 정도의 열정이 없는 감사한 분들께는 여전히 익명으로 존재하고 싶기 때문이다. 익명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좀 더 글이 멋대로 써진다. 또 내 마음도 편하다. 나이에 맞지 않는 흐헤헤 룰루 몰루 내 맘 메롱 뿡뿡 같은 것도 맘대로 쓸 수 있고. 그러니 앞으로도 쭉- 익명을 유지하겠습니다.
장편 개봉 이후 현재까지의 삶을 정리하는 것이 8월까지의 내 목표다. 9월부터는 새로운 챕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매주 닥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그냥 막 써왔지만 이제 8월 말까지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좀 더 계획적으로 글을 쓸 생각이다(안 그럼 안 끝나 흑흑 무한글쓰기지옥).
다음 브런치북의 내용을 (나를 위해)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0. 프롤로그 - 영화감독 지망생은 돈을 어떻게 버는가?
1. 200억 대작에 똥줄 타는 초보 스크립터 : 스크립터가 하는 일 (프리 프로덕션)
2. 1년 6개월의 회사(?) 생활 : 스크립터가 하는 일 (촬영, 후반)
3. 내 장편 영화 찍고 싶은데 계속 탈락
4. 또다시 들어간 아카데미의 늪에서 장편 시나리오를 다시 배우다
5. 장편 과정 선정과 시나리오 수정 지옥: 시나리오 수정이란 무엇인가
6. 종로의 알콜중독자가 된 - 프리 프로덕션
7. 지리산 가을과 함께 한 촬영 - 프로덕션
8. 자괴감과 우울함으로 가득 찬 후반 작업 - 포스트 프로덕션
9. 한없는 기다림의 시간과 다시 시작된 탈락들
10. 개봉 전과 개봉 후
0. 외전 - 왜 때문에 계속 캄캄한 미래
사실 이 글은 어제(화요일)에 올렸어야 했는데 하루가 늦어버렸다. 늦어지게 된 데 핑계를 대보자면... 고민을 좀 해왔기 때문이다.
나는 이 글을 애초에 기획하면서 책으로 꼭 엮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그냥 ^.^
생각해 보면 나는 (너무나 감사하게도) 그냥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 수 있었던 복 많은 사람이었다. 그렇게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무뇌'다. 복잡하게 생각하면 시작도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을까?부터 내가 능력이 있나? 이렇게 되면,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 같은 걸 고민하고 있다 보면 원래 하고 싶었던 것은 그 생각의 홍수를 부유하다가 점점 나를 떠나간다. 내 자격, 내 능력, 성공 여부, 이런 것들은 (원하든 원치않든) 남들이 판단해 줄 것이다. 그러니 나까지 고민하지 말고 내가 그저 할 일은 그냥 무뇌충처럼 하고 싶은 걸 하는 거다.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유는 나 역시 그렇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사실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었음). 나는 내 <안부귀영화> 경험을 책으로 내고 싶다. 그래서 출판사들에 제안을 해볼 생각이다. 거절당하면 다행이고 무응답이 더 많겠지? 그러든 말든 제안을 하면서 나머지 글들도 꾸준히 써 나가려 한다. 이 글이 책으로 나올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수요가 있을 내용인지, 그런 것들은 출판사에서 판단하겠지.
그렇게 출판사 연락을 시작으로 다음 시리즈부터는 브런치 글도 멤버십 전환을 하려 한다. 브런치에서 멤버십 전환을 시작하기 전부터 나는 내 글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왔었다. 연재를 어디에 할지 고민하면서 브런치 말고 다른 연재구독 서비스 플랫폼들도 기웃거렸던 적이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는 그런 플랫폼이 (특히 글로서 구독 서비스를 하는 플랫폼이) 활발한 것 같지 않았다(개인적 의견일 뿐입니다). 그래서 일단 브런치에 연재를 시작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브런치에서도 멤버십을 한다는 공지를 보게 됐다.
그 공지가 뜨자 브런치 작가님들이 멤버십에 대해 고민하는 글들을 많이 올리시더라. 찬성하는 쪽도 있고, 구독자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멤버십 전환을 안 하고 글을 공개하는 분들도 있고 다양했다. 다들 자기만의 기준과 가치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멋졌다. 그리고 내 기준은, 나는 글로 돈 벌고 싶은 사람이라는 거다. 나는 취미로 글을 쓰는 게 아니다. 아마 멤버십으로 전환하면 구독자가 없을 거다. 하하하! 나는 알지롱.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멤버십 전환을 할 예정이다. 그만큼 책임 있게, 가치 있는 글을 쓰겠다 다짐한다.
앞으로 쓸 영화 관련 글은 멤버십으로 전환하지만 혹시 취미 삼아 쓰고 싶은 글들이 있으면 그냥 블로그처럼 글을 올려야겠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공개 글 업로드는 끝났으니 이제는 더 자유로운 마음으로 다른 작가님들 글도 읽고, 댓글도 달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안부귀영화>를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눈팅으로만 즐겨주신 분들께는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드리고, 가끔이라도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께는 시간과 공감, 친절까지 내어주신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