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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아리 Dec 11. 2020

예술의 도시 Oaxaca

2) 예술의 도시 와하까

내가 기억하는 와하까는 미식의 도시가 아닌 예술의 도시이다. 와하까의 중심부 주변에는 벽화가 참 많다. 또한 곳곳에 미술관이 있어서 때로는 공짜로 때로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미술작품 및 여러 조형물 등을 감상할 수 있었다. 우리가 머물렀던 그 시기에는 날씨가 너무나 좋았다. 완전히 화창한 가을 날씨, 미세먼지 하나 없는 맑은 날씨에 도시의 곳곳에는 예술작품들이 넘쳐났다. 골목골목 오래된 성곽 구조의 집들과 예술작품, 심지어 올드카까지... 와하까라는 도시는 하나의 예술작품 같았다.


와하까의 골목길


도시 곳곳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예쁜 카페와 루프탑 카페가 많이 있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예술작품과 같은 도시에 녹아들었다. 또 와하까는 커피의 주산지이며,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통 커피 제조 방식이 있다. Cafe de olla라는 이름의 와하까 전통 커피이며, 커피를 여러 가지 향신료와 함께 달이듯 끓여낸 것이다. 맛은 익숙지 않았지만 한 번쯤 맛보면 좋은 커피인 것 같다.




와하까에서는 나초네 민박에서 인연이 시작된 B와 C부부와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보다 한참은 어린 친구들이었지만 우리에게 언니 오빠라고 칭해주며 아주 살가운 부부다. 시티에서 헤어진 후 다시 만나기로 했었는데, 소깔로에서 다시 만났을 때는 어찌나 반갑고 설레던지... 물론 미리 약속을 했었지만 연락이 쉽지 않았던 터라 낯선 여행지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너무나 설레고 기대되는 일이었다. 역시나 우리 넷은 만나서 즐거운 대화를 나눴고 함께했던 루프탑 카페 또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외국 어느 도시의 환상적인 날씨, 분위기 좋은 카페, 좋은 사람과의 만남 뭐 하나 빠질 것이 없는 하루였던 것 같다. 또 다른 날은 이들 부부와 함께 Mozo와 다시 재회하기도 했다. Mozo의 소개로 방문하게 된 멋진 브런치 카페에서 같이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멕시코에서는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치안이 매우 안정적이었다. 이미 푸에블라에서부터도 느꼈지만 이곳 와하까에서도 야경 감상이 가능해졌다. 해가 진 후에 돌아다녀도 워낙 관광객도 많고 아이들도 많이 뛰어놀고 있어 꽤 안전한 느낌이었다. 해 질 녘 산토도밍고 성당 앞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평화 그 자체이다. 실제로 저녁에는 그곳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젊은 커플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와하까는 날씨와 치안이 좋고 항상 조용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나중에 내가 큰 부자가 되면 집을 한 채쯤 갖고 싶은 곳이기도 했다(여행하면서 이런 생각을 갖게 한 동네는 거의 이곳이 유일했다). 우리나라 겨울에 이곳으로 오면 온화한 가을 날씨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즐거운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사람인 에어비앤비 호스트 아저씨는 우리가 머무르는 동안 많은 정보를 주었고, 본인이 소개한 전시관에 가보지 않았다고 마지막 날이지만 꼭 거기는 가야 한다고 하여 가방까지 보관해 주며 추천 장소에 가길 권했었다. 그곳은 목각인형에 색을 칠한 작품을 전시하는 곳인데 찰스에게 큰 감명을 주기도 하여 역시 주인아저씨가 추천할 만했구나 하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 우리는 이렇게 와하까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친절한 주인아저씨가 나의 가방을 큰길 택시 타는 곳까지 들어줘서 마지막까지 기분이 좋았다. 버스터미널에서 B와 C부부를 다시 만나 San Cristobal de las Casas까지 약 12시간의 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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