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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아리 Dec 11. 2020

멕시코 최대의 축제 - 죽은자의 날

3) 멕시코 최대의 축제 - 죽은자의 날

멕시코 최대의 축제 - 죽은자의 날

우리가 멕시코시티에 머물던 10월 말에서 11월 초는 멕시코 최대의 축제인 ‘죽은 자의 날’ 행사가 진행되는 기간이었다.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우연히 기간이 겹친다는 것을 알고 난 후 나는 그 축제에 꽤나 기대를 갖고 있었다. 멕시코의 축제라니! TV로만 볼 수 있었던 멕시코의 축제를 내가 직접 내 눈으로 보며 그곳에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무척이나 컸었다. 실제로 멕시코에서는 내가 상상하는 것보다 그 축제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었고 모든 상점과 집들이 마치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듯이 죽은 자의 날 시그니쳐 마크인 해골로 모든 것을 장식하고 있었다. 


거리 곳곳에는 해골 모양의 조형물과 나름대로 자신을 한껏 뽐낸 사람들로 가득했다.



나초네 민박에 같이 머물고 있던 친구들이 퍼레이드 일정 등을 공유해 주었고 우리는 같이 퍼레이드를 구경 가기로 했다. 퍼레이드의 규모는 상상 이상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다고 했다. 거리 곳곳 아니 거의 대부분의 길에는 죽은 자의 날 페이스페인팅을 위한 부스가 줄지어 있었고 모든 곳이 예약이 꽉 차있는 상태였다. 우리도 페이스페인팅을 하고 싶었지만 웨이팅이 너무 길어서 페인팅을 하고 나면 행사가 모두 끝날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나를 치장하는 것은 포기하고 예쁜 드레스와 멋있는 페인팅으로 꾸민 사람들과 사진 촬영을 하기로 했다. 



거리의 부스에서 몸을 치장하는 사람들



그들은 사람들이 자신과 사진 찍는 것을 즐기며 오히려 사진 찍자고 하면 엄청 좋아한다고 했다. 그 말에 용기를 얻어 화려하게 치장 한 사람들과 여러 장의 사진을 찍으며 축제를 즐겼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스스로 축제를 즐기기 위해 치장을 하고 참여한 사람들이 참 대단해 보였다. 그들의 축제에 대한 애착을 다시금 엿볼 수 있었다. 민박집 사장님 말로는 이들은 약 한 달여간 죽은 자의 날 행사를 즐긴 후 11월 첫째 주일인 죽은 자의 날이 지나면 바로 크리스마스 축제 준비를 시작한다고 했다. 일 년 내내 축제가 끊이지 않는 곳이 바로 멕시코였다. 크고 작은 축제가 일 년 내내 지속되지만 죽은 자의 날은 그중의 최고의 축제라고 한다. 그 현장에 내가 있고 나는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 



거리 곳곳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퍼레이드가 계속 되었다.



즐기는 것도 잠시 우리 일행의 핸드폰과 보조 배터리를 도난당하는 사고가 있었다. 정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가방이고 뭐고 사람 손이 그 틈을 들어간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서로 밀착되어 걷고 있었는데, 그 무리를 빠져나와서 보니 두 사람의 가방이 열려 있는 것이 아닌가… 열려있는 가방을 보며 우리는 너무 어이가 없었고 축제고 뭐고 즐길 기분이 아니었다. 마침 축제가 거의 끝나가기도 해서 우리는 씁쓸한 마음을 뒤로하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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