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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아리 Dec 11. 2020

멕시코에서 피라미드를 만나다

4) 멕시코에서 피라미드를 만나다

Teotihuacan에 방문한 날이다. 우리는 민박집 친구인 A양, 멕시코에서 교환학생으로 있는또 다른 두 친구와 함께 Teotihuacan에 방문하기로 했다. 얼마나 땡볕인지 모르지만 민박집에서는 얼음물과 밀짚모자를 제공해 주었다. 민박집에서 그렇게 철저하게 준비를 해준다는 것은 그만큼 그 일정이 힘들단 얘기겠지? 우리 일행은 북부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Teotihuacan 입구에 도착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굴된 피라미드 유적 중 가장 규모가 큰 테오티우아칸은 멕시코시티로부터 40㎞ 외곽에 자리하고 있다. 1987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인간이 신이 되는 장소로 알려져 신들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기원전 300년 전부터 지어지기 시작한 테오티우아칸은 기원전 150년 경 태양의 피라미드, 기원전 500년 경 달의 피라미드가 건설되어 태양과 달의 신화의 무대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1. 태양의 신전   2. 태양의 신전 위에서 바라본모습    3. 달의 신전



Teotihuacan은 대략 이런 곳이다. 나는 피라미드가 이집트에나 있는 줄 알았지 멕시코에도 여러 피라미드가 있다는 사실에 사뭇 놀랐다. 그런데 그 규모가 상당히 커서 태양의 피라미드 같은 경우는 세계 3번째라고 한다. 피라미드 입구에서부터 정면에 보이는 태양의 피라미드, 좌측으로 보이는 달의 피라미드가 있는 그 넓은 땅 위에 그늘 하나 없는 땡볕 그 자체였다.  지금이 10월 말이라고 해도 멕시코는 여전히 여름이다. 이제야  민박집에서 얼음물과 밀짚모자를 제공한 이유를 알겠더라. 그런데 옛날 어느 적에는 신께 바쳐지는 제물들이 그곳의 무지막지한 햇빛을 받으며 그 먼 곳을 걸어갔다니... 죽으러 가면서도 정말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때는 신께 제물로 바쳐지는 것이 오히려 영광이었다고 하는 찰스의 설명도 있었다. 



태양의 신전 위에서


우리와 함께한 A양은 정말 밝고 시원시원한 친구였다. 또한 사진을 얼마나 잘 찍어주는지... 사실 둘이서 여행을 하다 보면 셀카 아니면 독사진밖에는 찍을 수가 없는데, 피라미드에서 우리는 신혼여행을 온 줄 알았다. A양이 마치 옛날 제주도 택시기사 아저씨처럼 이 포즈 저 포즈 돌려가면서 어찌나 사진을 잘 찍어 주던지 너무너무 고마웠다. A양 덕분에 신혼여행 때도 건지지 못했던 사진들을 여러 장 건질 수 있었다. 정말 고마운 친구다. 

전에도 말했지만 멕시코시티는 해발 2600m의 고산지역이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이 사실을 모른 채 멕시코시티를 방문했다가 영문도 모르는 두통에 시달리곤 한다. 우리는 캐나다에서부터 비아그라를 챙겨 먹어서인지 다행히 고산병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태양의 신전이 꽤나 높아서 그곳을 올라가는 도중 없던 고산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나는 두통에 특히 취약한 터라 꽤나 겁을 먹고 있었고 살금살금 태양의 신전을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찰스는 나이가 들면 다리에 힘이 없어서 여기는 절대 못 올라올 거라면서 젊어서 오길 천만다행이라며 열심히 등산 아닌 등산을 했다. 나도 힘들었지만 살금살금 천천히 사부작사부작 끝까지 올라갔다. 다행히 고산 증상이나 그런 것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두 눈에는 멋진 풍경만 가득했다. 인간이 신이 되는 장소라...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멍하니 허허벌판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치 과거에 이곳에서 있었던 일들이 눈앞에 영화처럼 보이는 것 같은 환상을 경험하기도 했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태양의 신전에서 여행자의 여유를 만끽하며 한참을 머물다 내려왔다. 우리는 체력상 달의 신전은 차마 못 올라가고 눈으로만 구경하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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