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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아리 Dec 11. 2020

멕시코의 음식을 만나다

5) 멕시코의 음식을 만나다

멕시코를 첫 여행지로 선택을 한 후 나는 멕시코의 음식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다. 역시나 여행하면 먹거리지! 사람들이 말하기로 중남미 국가 중에서 음식 문화가 가장 발달한 곳이 멕시코라고 한다. 또한 여행을 준비할 당시 스페인어 선생님이었던 Wendy는 멕시코의 음식이 중남미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그곳에 가면 많은 음식들을 즐길 수 있을 거라 하며 나를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멕시코 음식에 대해 엄청난 기대를 갖고 있었다.

나는 그중에서 특히 타코에 큰 관심이 있었고, Netflix에서 연재된 ‘타코 연대기’란 작품을 다 보고 난 후 타코라는 음식이 너무나 궁금했었다. 물론 한국에서 전에 한번 정도 먹어 본 적이 있긴 하지만 현지에서 제대로 된 다양한 타코의 맛을 느끼고 싶었다. 우리는 멕시코시티에 도착하자마자 타코 집부터 찾기 시작했고 마침 나초네에서 멀지 않은 곳에 ‘타코 연대기’에 나왔던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타코 집이 있었다. 찰스와 나는 당연히 멕시코에서의 첫 끼니는 타고를 먹어야지 하며 그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타코 집으로 갔다. 어? 근데? 이거 맛있는 것 맞나? 내가 아직 낯설어서 일거야. 다음에 먹으면 진정한 타코 맛을 느낄 수 있을 거야라며 찰스에게는 나의 실망감을 살짝 감추며 괜찮은 척을 했었다.


유명한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타코집에서



마침 Teotihuacan에서 오는 길에 역시 타코 연대기에서 나왔던 타코 거리가 가까운 것을 알았고 우리는 또 그곳으로 향했다. 내장 타코, 족발 타코... 사람들은 그것들이 정말 맛있다고 했다. 타코 연대기에 나왔던 멕시코 현지인들은 이 거리의 타코가 자신들의 소울푸드라고 했다. 그거 없으면 못 산다고. 근데... 난 한 번에 2개 이상 먹으라고 할까 봐 무서웠다. 내 입엔 왜 모든 타코가 다 똑같은 맛이지? 이상한데? 알고 보니 나는 타코의 속 재료보다 그것을 둘러싼 토르티야의 맛에 적응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모든 타코가 다 똑같은 맛이지...



El pastero taco



그 후로 멕시코에서는 타코를 거의 먹지 않았고 아직까지 그것이 참 아쉽긴 하다. 오히려 민박집 앞에 새벽마다 오는 리어카 아저씨의 모닝 토스트가 꽤 괜찮은 맛이었던 것 같다. 바게트 안에 여러 가지 속을 넣은 빵과 싸구려 인스턴트커피였는데 나름 먹을만했던 것 같다.


나초네 앞길에 매일 아침 찾아오던 노점상 아저씨


타코뿐 아니라 멕시코는 양고기 요리도 유명한 것 같았다. 우리가 출발하기 직전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라는 방송이 있었고 그중에 멕시코시티 편이 있었다. Mozo의 안내로 우리는 민박집 식구들과 함께 그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었던 곳 중에서 양고기가 맛있다는 집으로 예약을 하고 방문을 했다. 양고기 냄새가 일도 안 난다던 그는 비염인가? 냄새 못 맡나? 첫 입부터 양고기 냄새 때문에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가격은 꽤 비쌌는데… 애벌레가 들어가는 전통 소스, 양고기 수육? 등 그 집의 시그니처 메뉴를 주문했지만… 나와 A양은 거의 입에도 대질 못했다. 그렇지만 그곳이 맛집은 맛집이었나 보다. 현지인들이 엄청 많아서 예약을 하지 않았으면 자리 잡기도 힘들었을 것 같았다. 다만 나의 예민한 후각 때문에 여러 가지 다양한 음식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모든 것이 아쉬워 내가 다시 멕시코에 간다면 타코를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만 같다. 언제 또 가볼 수 있으려나...  



아무튼 중남미에서 음식 문화가 가장 발달했다는 멕시코마저 나에게 맞는 음식을 찾기 힘들다니... 나는 앞으로 어쩌나... 이 기회에 강제 다이어트?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음식이 입에 맞지 않으니 당연히 외식은 잘 안 하게 되고 마트에서 장을 봐서 직접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민박집에서는 주방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고 적당히 요리를 해서 끼니를 때우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그곳은 고산지역. 라면을 끓여도 맛이 없고, 쌀은 또... 찰기도 하나 없고 쌀에서는 생밀가루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났다. 마지막 희망인 고기는... 돼지가 이렇게 질겨도 되는 것인가? 여기 돼지들은 맨날 씨름하면서 근육을 키우나? 할 정도로 고기도 내 입에는 맞지 않았다. 여행 초반 멕시코시티에서는 뭘 먹어도, 어떤 요리를 해도 내 입맛에 맞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가끔 햄버거나 샌드위치 정도는 맛있는 것도 있어서 다이어트는 실패로 끝났다.


1. 시티에서 가장 맛있게 먹었던 수제 햄버거와 쥬스    2. 어느 쇼핑몰에서 먹었던 스테이크와 닭다리
시장에서 현지인들이 많이 먹는 오늘의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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