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매번 열과 성을 다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일이 고되었다거나, 그냥 이유 없이 피곤한 날이라면 점심은 대충 때우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 날, 나에게 가장 만만한 메뉴가 바로 김치만두이다.
고기와 김치, 갖은 재료로 가득한 김치만두는 뭔갈 더 추가할 필요가 없다. 적당히 묵직하면서 매콤 새콤한 맛이 부족함 없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김치만두로 점심을 대신하기로 한 오늘은 대기업의 맛이 처음이자 끝인 셈이다.
여기에 요즘 즐기는 방법으로 만두를 구워내면 식감마저도 한결 완벽에 가까워진다. 일본식으로 교자를 굽는 법, 전혀 어렵지 않다. 약간의 시간만 투자한다면 말이다.
§일본식 김치교자 만들기§
재료: 김치교자, 전분, 박력분, 물, 식용유
1. 팬에 교자를 일정간격을 두고 올린다.
2. 나머지 재료를 한데 섞어 팬에 붓는다.
3. 뚜껑을 닫고 약불로 익힌다.
4. 수분이 다 날아가고 전분이 레이스모양으로 익으면 완성.
그저 익기만을 기다렸을 뿐인데, 나에게 남은 시간은 40분 남짓이다. 거창하지도 않은 만두 몇 개에 이 긴 시간을 투자했다는 사실에 약간 심술이 난다. 그래도 저항감 없이 바스러지는 얇은 전분 옷은 나의 심술을 잠재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윗면은 쪄낸 듯 부드러운 식감이다. 바삭하면서 부드러운 일본식 교자 특유의 식감을 즐기면서 만두를 하나 둘 먹다 보면 매번 드는 생각.
만두 하나만 더 구울 걸.
후회의 생각이 들 때는 이미 늦었다. 부디 나의 후회를 타산지석 삼아 여러분은 만두를 2개 더 구울 수 있도록 하자. 하나만 더 구웠다가는 똑같은 후회를 하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