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의 핵심은 Alignment
나의 경력사항에는 회사 3곳이 들어가 있다. 첫 번째 회사에서는 공채로 입사해서 18년 동안 일을 했다. 그렇게 40대 중반이 되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에서 내가 경험한 회사가 단 하나뿐이라면 억울할 것 같다.’ 그래서 이직을 했고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2번째 회사와 3번째 회사를 경험했다.
새로운 조직이나 회사에 들어가면 이상해 보이는 것들이 있다. 회의하는 방식, 직원들 간의 소통하는 방식, 의사결정하고 일을 진행시키는 방식들이 그렇다. 왜 저렇게 하지? 저렇게 하는 것이 맞나?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든다. 기존 회사에서 경험한 것과 다른 모습들이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겠다. 나름의 환경과 이유들 속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회사의 일하는 방식이 그렇게 만들어진 것일 텐데 말이다.
내가 경험한 회사들의 공통점은 회사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조직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강조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조직문화에 대한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실상 회사에서 하는 노력은 일반적인 캠페인이나 복리후생을 좋게 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 수평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호칭을 바꾸는 캠페인을 하거나, 직원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비치하고 특강을 준비해서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정도의 것들이다. 대부분 구성원들의 일하는 환경을 좋게 하려는 노력들이다.
“조직문화란 실제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며,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우리의 행동이다. 문화는 사람들의 행동을 조직화하는 코드이자 핵심논리이며 정신적 소프트웨어이다.”
“사람들을 정렬시키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전략은 단지 계획에 불과할 뿐이다.”
“조직문화는 애매함을 줄이고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정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역량들을 정렬해 내는 것이 가장 성공적인 전략이다.”
_도서 ‘전략을 넘어 문화로’(대니얼 데니슨 외)
다양한 경험을 한 어느 스타트업 창업자는 비즈니스의 핵심을 Alignment(정렬)라고 강조한다. 구체적으로 비전-상품-사람-시스템을 정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환경을 생각하는 자연주의 화장품 회사라면 가치에 맞는 친환경 화장품을 출시해야 하고, 그 제품을 만드는 구성원들이 무엇보다 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며, 그 구성원들이 일하는 환경과 시스템이 그것을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조직문화 활동이다. 도서 ‘전략을 넘어 문화로’에서 저자가 강조한 것처럼 조직문화의 핵심도 Alignment이다. 조직문화를 관리한다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에 필요한 것들을 한 방향으로 정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얼라인먼트가 단순한 1차원적인 것이라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비건화장품 회사 직원들이 모두 베지테리언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수험생들의 공부시간과 학습환경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주는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가 동일한 방식으로 직원들의 업무시간과 환경을 관리하는 것도 얼라인먼트라고 보기 어려워 보인다. 구성원 각자의 다양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직원들을 존중해 주는 화장품 회사, 업무시간이나 환경보다는 구성원의 동기를 적극적으로 관리해 주는 교육회사가 그들의 비전-상품-사람-시스템을 얼라인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조직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이나 회사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직문화를 왜 관리하고 그것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조직문화를 관리하는 적절한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좀 더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