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일을 보고 집에 오시는 길에 가끔 어린 아들이 좋아하는 호떡을 사 오셨다,
아들이 장성해 가정을 이루자 사시던 집을 처분하고 아들이 아파트를 사는데 부족한 돈을
보충해 주신 후 함께 살면 며느리나 손주들이 불편해 한다며 홀로 아들 집 근처 지하 원룸을 얻어 나가셨다. 어머니는 어쩌다 맛있는 음식이나 반찬이 생기면 당신이 안 드시고 아들 집으로 가지고 오셔서 며느리와 손주들에게 주시고 지체없이 집으로 돌아 가시곤 하셨다.
아들은 이런 어머니 생각에 일을 하면서도 마음이 아련하다.
마침 거래처 방문 후 길 옆 호떡 가게에서 개당 천 원 하는 호떡이 얼마나 맛있던지 홀로 계신
어머니가 생각나 호떡 열 개를 당장 포장해 달라고 주문을 하였다.
주인장이 정성스레 만든 호떡 10개를 받아 조수석에 조심스레 두고 차가 막히는 시간이 오기 전 급하게 일과를 마치고 퇴근을 서둘렀다.
집 문을 열고 들어가 아들과 딸의 이름을 부르고 식탁 위에 맛있는 호떡을 두려는데 겨울이라 호떡이 오는 도중 식어 버려 전자 레인지에 30초 정도 가열해서 접시에 올려주자 아이들이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보아 흐뭇하였다.
호떡 열 개를 다 먹을 기세로 달려들던 아이들이 배가 부른 지 세 개를 남겨두고 포만감에 배를 두드리고 호떡을 사 온 아빠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 하고 자기들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식탁 위에 아이들이 먹다가 흘린 호떡 찌꺼기를 행주로 닦고 남은 세 개를 예쁘게 새 접시에 올려놓고 옷을 갈아 입으려고 안방에 들어가려는데 옆집에서 실컷 수다를 떨다 그 집 신랑이 퇴근해 들어올 무렵이 되자 마지못해 집으로 들어온 아내가 식탁 위 호떡을 보고 웬 횡재라며 게눈 감추듯 먹어 버렸다.
그 모습을 멀뚱멀뚱 쳐다보다 소파에 털썩 앉아 긴 한숨을 아내 모르게 내뱉었다.
퇴근 후 오는 길에 어머니가 계시는 지하 원룸에 들러 맛있는 호떡 세 개 정도를 꼭 드리고 간다는 생각을 했으면서도 복잡한 골목에 차를 세우는 것과 호떡 세 개를 꺼내 들고 어머니 집으로 가는 게 귀찮아 다음 기회에 더 맛있는 걸 사 드리기로 하고 그냥 와버린 자신의 한심함에 스스로 깊이 탄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