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다루어지지 않는다.
일단 이 글은 남자와 여자의 구별이 없음을 명확히 말씀드리고 싶다.
글을 쓰는 나 자신이 성 주체성에 관심이 없는 그저 아는 것 별로 없는 고리타분한 늙은이임을 이해 부탁드리며...
젊을 때 연애고민을 주로 주변의 친구들과 많이 한다. 대놓고 말하기 싫은 경우 요즘엔 유튜브에 연애코치 영상이 차고 넘친다. 이런 여자/남자 걸러라. 이런 여자/남자는 쓰레기다. 등등 원색적인 표현이 자극적으로 시선을 잡아당긴다.
40대 이후가 되면 이런 연애코치 영상이 귀하다. 10대부터 30대까지의 연애코치 영상은 넘치는데 40대이후의 연애코치 상담 영상은 확. 줄어든다 거의 없다시피.
뭐 자격지심이라면 할말없지만. 그냥 40대 이후부터는 이젠 은퇴를 준비해야할 나이에 무슨 한가한 소린가 하는 일침같아 보이기도 하다.
사실 40대 이후 은퇴, 노후자금 마련하기 영상은 또 차고 넘친다. ^^ 웃프다.
40대 이후가 되면 불만이 노골적이다.
저 남자는 복도 많아. 와이프가 이뻐, 날씬한데다가 맞벌이해서 돈벌어오고 재테크 잘해서 집도 척척 사고 애들도 반질반질 잘 키워놓고 시부모한테 싹싹하고.. 아.. 나도 예전에 그 갑순이랑 결혼했으면 어땠을까...
저 여자는 복도 많아. 남편이 키도 크고 잘생겼지, 좋은 직장에 척척 승진도 하고 용돈받아 쓰면서 선물도 사다 주고 물려받을 재산도 많아. 시부모도 간섭안하고 애들한테도 잘하고 잘 놀아주고.. 아.. 나도 예전에 그 갑돌이랑 결혼했으면 어땠을까...
남자나 여자나 모두 자신의 인생 손익분기점을 되돌아보는 시기다. 여기서 마이너스가 될지 플러스가 될지에 따라 노후의 심리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가장 큰 억울함은 나보다 별거 없어 보이는 사람인데 그 배우자가 오동통 튼실한 알밤같은 사람일 경우다.
내가 왜!. 쟤보다 뭐가 못해서! 아유. 내 팔자야.
한탄하다가 내 맘같지 않은 배우자를 향해 화가 뻗치기도 한다.
또 이런 사람들도 있다.
시원찮은 배우자에 대해 한탄을 하는 사람에게 토끼마냥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어머 딴세상 이야기다. 그런 사람이랑 왜 결혼했어요? 연애때 몰랐어요? 걸렀어야죠? 어머 내 배우자는 참 잘해주는데. 아유. 안목이 없으셨나 보다.
도대체 너는 눈알이 어디 박혔길래 그런 사람하고 결혼했냐고 하는 모욕 중에 상모욕이다.
일부러 못된 배우자를 만나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1% 정도는 정신질환에 의해 있을수도 있을거 같아서)
너는 똥통이구나. 나는 꿀통이다. 하면서 내가 가진 것에 흐뭇해하며 보석을 고른 자신이 뿌듯해 깨운해 미치겠는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으리라.
그런데 시원찮은 배우자를 고른 사람들에 대해 한 마디 편을 들어주자면,
인연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되어지는 경우가 압도적이다.
많이 하는 착각들이 마치 우리가 배우자를 선택해서 결혼할 수 있는 것처럼 본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 가정의 행복은 내가 배우자를 잘 다뤄서 얻어낸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다루기 쉬운 사람은 없다. 다루어지고 싶은 사람도 없다.
만약 자신의 남편(혹은 아내)이 내 말에 고분고분하고 알아서 이쁜 짓도 하고 가정에 협조적이라면 내가 그 남자(혹은 여자)를 잘 다뤄서 다시 말해 잘 이끌어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남편(혹은 아내)에게 쓰읍!. 헛!. 하는 신호를 보내기만 해도 알아서 쪼그라드는 경우는 사실 코미디다.
사실은 상대가 나를 많이 봐주고 있는 것이다. (하. 이 한마디를 위해 잡설이 길었다 ㅠㅠ)
상대가 나를 많이. 많이 봐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내가 상대를 잘 다뤄서, 나는 여우같이 배우자를 잘 요리하는 사람이라 이런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500만원 월급을 받아와서 10만원 용돈을 줬는데 군말없이 받아드는 배우자는 가정의 번영과 행복을 위해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고 순응하려고 스스로 노력할 뿐이다. 만약 500만원 월급을 받아서 400만원을 쓰고 100만원만 내밀었다고 해보자,
아니 그걸 놔둬요? 죽게 싸워야지.
오만한 소리다. 죽게 싸워서 이혼이라도 하겠다라면 박수 짝짝짝. 그러나 현실게임은 레벨업이 쉽지 않다.
죽게싸워서 이혼하면 시원한데 자녀가 있다면? 예닐곱살 자녀는 우리 아빠(엄마) 좋아, 좋아 외치는데 오늘부터 니 아부지(어무니)가 월급을 삥땅친 관계로 이혼할테니 그리 알아라 하기는 쉽지 않다.
대놓고 어깃장 부리는 사람은 때려 죽여도 고치기 쉽지 않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이 건강한 가정을 위해 자신을 수그리고 상대에게 맞춰주는 것이다.
상대가 나를 모욕해도 가끔은 뒤집어 엎어버리고 싶어도 조막만한 가정이라는 한 배를 타서 이 안에서 저이를 엎어버리면 결국 같이 빠져 젖어들지 않겠는가 하는 대단히 훌륭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나도 젖고 너도 젖는 뒤엎어짐을 선택할지 말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것이다.
부모입장에서 오지랖을 부려보자면,
그래서 부모는 자녀에게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을 택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물질이든 정신이든 일단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잃지 않는 법을 깨우친 사람일 확률이 높고 잃지않는 법을 아는 사람은 자신의 바운더리 안의 것을 소중히 여긴다. 돈이 아니라 올바른 정신상태를 가졌어도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다.
가진 것(정신적 자원, 물질적 자원)이 없는 사람은 모험을 하기 쉽고 가진 것 없는 상태가 낯설지 않다.
즉, 어쩌다 소중한 것이 생겨도(가정, 아내, 아이들 등등) 그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 깨닫기 쉽지않으며 깨닫지 못하니 지킬 필요성을 못 느끼고 지키지 않으니 잃어도 별로 후회를 안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가정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왜" 희생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인생의 복리를 모르는 사람이다.
대놓고 비뚤어지고 말안듣는 사람을 때려죽일 순 없다. 그렇게 하면 내가 범죄자가 되니까.
그렇다고 같이 억지로 손 붙잡고 가자고 달래자니 내가 먼저 돌아가실 것 같은 심정.
내 인생에서 도려내자니 그 종양 바로 밑에 대동맥같은 내 자식들이 벌떡벌떡 뛰고 있다.
내 말 잘 듣는 배우자는 없다. 상대가 나를 많~이 봐주고 있을 뿐.
당신 눈이 썩어서 그렇죠. 나는 달라요. 진주를 알아봤다구요.
뭐 그렇게 대단한 안목이라고 자만하지 않기를.
오히려 순진하고 선한 사람 중에 상대도 내 맘같겠거니 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고 생각한다.
나의 행운이 저들의 불운을 비웃을 권리는 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다다다다. 내가 속상한 것을 떠들어댈때 조용히 들어주는 사람.
한 술 더 떠서 -앞장서. 어떤 삐리리야!- 해주는 사람.
두 술 더 떠서 -아유 고생많았네.- 안아주는 사람.
세 술 더 떠서 -그래서 자기야. 내가 오늘 청소랑 다 했자나. - 하는 사람.
나를 참. 많이 봐 주고 있는 사람.
내가 잘 다루는 게 아니라 그렇게 착각하도록 나를 참 많이 참아주고 있는 사람.
멋지다.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