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생각은 그만해도 될 나이지 않아?
숫자로 따지면야 살만큼 산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종종 아니 자주 내 철없음에 놀랄때가 있다.
갓 스무살을 조금 넘긴 조카입에서 줄줄줄 대학생활의 고단함이 나오고 또 술술술 나름의 대응책이 나오는 것을 보며 감탄한다.
내가 저 나이때 저랬던가. 싶어서다.
내가 지금 깨달은 것을 조카는 스무살 즈음에 알고 있으니 식은땀마저 날 지경이다.
이제 나는 더이상 조카 앞에서 꼰대짓은 하지 않겠군.
오히려 조카의 손을 잡고 내 처지가 이러이러한데 네 생각은 어떠냐고 묻고 싶을 정도다.
되돌아보면 순진하기 짝이 없는 인생이었구나. 나같은 이모가 있어 의논을 했더라면 조금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항상 지나온 날들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때 이랬더라면.. 그때 저랬더라면..
지금도 내 발밑에 처리될 문제가 산더미인데 태연히 그걸 깔고 앉아 아쉬운 옛 생각에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어쩌면 내 지난 인생을 실패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나갈 용기를 못 냈던 것 같다. 진작에 몸뚱이는 커졌는데 작은 말뚝에 매여 주저앉아있는 꼴이다.
오히려 툭 힘을 빼고 아무렇지도 않게. 속으론 식은땀이 흐르지만 무심한 듯 그렇게.
딱 한 걸음만. 그렇게. 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