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 여행 중에 길을 잃었다. 지도 앱과 사전 노선 조사를 바탕으로 예상 소요시간을 계산해 움직였는데, 지역이다보니 배차가 긴데다 요일별 특성 따라 운행하지 않는 버스였다. 아, 그렇구나. 그럴 수도 있구나. 여행을 자주 하지 않아 알지 못했다.
친구한테 물어봤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이런 실수를 또 안 할까?" 친구랑 일정을 짜던 시기와 전날, 당일 아침 준비하던 모습을 돌아봤다. 여행 책자, 지도앱, 블로그, 유튜브 그 모든 매체는 우리가 찾는 관점만 보여주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이기에 시간이 있었다고 해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속 상한 게 조금 덜해진다. 우리는 그걸 알기에 서로를 탓하지도, 후회하지도 않는다. 다음에는 꼭 미리 이 부분도 세세히 찾아보자, 운전 연수를 해서 오자 농을 던진다. 다음 발걸음이 더 중요한 걸 알고 있으니까.
여행의 오답노트는 경험과 실수를 통해 길러진다. 운이 좋아 원하는 대로만 움직였다면 몰랐을 부분을 작은 기회 비용을 통해 배운다. 성장을 위해 절대적인 학습량과 시간 만큼이나 중요한 게 오답노트다. 내가 왜 틀렸는지 아는 것, 어떻게 하면 해답을 향해 나아갈지 분석하는 것.
수술실 신규 간호사의 오답노트도 그렇다. 이 선생님은, 이 의사는 이걸 좋아하고 싫어하는구나, 경험을 통해 배운다. 부딪치다보면 때로 상처입고 우울해져도 조금 더 탄성있는 방법을 길러간다. 의사소통의 부재, 이해와 관점의 차이, 나라는 대상으로 인해 달라진 상대의 입장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지적인 부분의 오류인지, 인지적인 관점에 오류가 있는지, 단순한 특정 상황의 문제였는지, 복합적인 요소가 있다면 각각은 어떻게 연관되었는지. 시행착오를 통해 이렇게 하지 않고 저렇게 하겠다는 마음의 규칙을 정한다.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같은 실수는 하지 않도록 신경쓰면 된다. 부족해도 노력하고 성찰하다보면 점차 나아진다. 우리 여행도, 일도, 사랑도 모든 게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