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는 내적 믿음
대학 생활 중 타인에게 들은, 뼛속까지 새겨진 인상 깊은 두 문장.
"언제까지 못할건데?"와 "할 수 있는데 왜 안 합니까?"
첫번째는, 1학년 조별 과제 역할 분담을 위해 논의하던 순간이었다. 자꾸 역할을 미루며 자료조사도 PPT도 발표도 조장도 아무것도 맡으려 하지 않으려 했던 조원에게 답답함을 느낀 친구가 내뱉는다. "나는 안 해봤는데... 못 하겠어." "누구는 다 해봤고 하고 싶어서 하니? 언제까지 못할건데?"
그때 느낀 그 통쾌함이란! 아는 것도 능력도 고만고만할 입학 동기들 사이에서, 과제의 퀄리티는 성실성과 관심의 여부가 결정했다. 다만 역할과 시기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뿐 대학생활을 하다보면 언제든지 역할은 바뀔 수 있다. 조원의 구성에 따라 내가 조사에 강할 수도, PPT나 발표에 강할 수도 있기에 모든 부분을 경험해볼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안 해봤기에, 못하기에 미룬다는 건 어불성설이리라. 무언가 해보지 않은 것에 두려워하고 불안해할 때, 씩씩한 그 한 마디의 질문이 지금도 나를 생생히 깨운다.
두번째는, 지금은 흔적도 없어진 군기 문화에서 비롯된 한 장면이다. 200명이 넘게 들어선 대형 강의실 강단에 신입생 학생을 줄줄이 세워놓고 어떤 문구와 이름, 학번을 큰 소리로 말하게 했던 것 같다. 그 큰 강의실 맨 뒤에 앉은 선배의 귀에 신입생의 목소리가 안 들리면, "다시."가 반복되었다. 몇 번의 지적 끝에 결국은 신입생 모두가 해낸다. 그리고 언뜻 격려처럼 들리기도 했던 선배의 말 한마디. "여러분, 다 할 수 있는데 왜 안합니까?"
'그래, 소심하고 겁 많고 살면서 한번도 소리질러본 적 없는 것처럼 보이는 얌전한 친구들도 다 해낸다. 뭐가 걱정되고 두려워서 못 한다고 생각했을까. 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할 수 없는 일이 어디에 있을까.' 나는 이를 타인과의 비교를 통한 정신승리가 아니라, 스스로 내재된 자기 억압을 깨우는 말로 받아들였다. 내 능력과 가능성을 믿는 것, 해보지 않았다고 시도조차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 때로는 먼저 해낸 보통의 다른 사람을 보며 용기를 얻는 것이다.
강렬하고 씩씩하게 쏘아대던 그 문장들은, 수술실 간호사로 처음 일할 때 마음 속에서 자주 떠올랐다. 불안과 걱정, 두려움, 능력에 대한 불신, 나아지지 않는다는 좌절감... 그 모든 부정적 감정들이 회오리칠 때 '그래도 나에게 조금 더 성장할 시간을 믿고 줘보자. 결국에는 할 수 있을거야. 정말 내가 끝을 받아들이기 전까지 못한다고, 안 한다고 스스로 단정짓지 말자.' 생각했다. 위기의 순간 나를 깨운 말들은, 스스로가 만든 틀을 깨고 나아가도록 만들어주었다.
그대들은 모르겠지만, 그 말 한마디가 신규 시절 큰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압도적으로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