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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유하는 중년 남자 Mar 26. 2021

중국기행 22

남경에 가면2

 남경 시내에 위치한 멋진 호수 현무호를 둘러봤다면 이제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의 능묘 명효릉에 가볼 차례다. 명대 황제의 묘 중 최대 규모로 10만 명의 인부가 30년에 걸쳐서 만들었다고 하니 아득할 뿐이다. 청대 태평천국의 난 때 대부분 파괴되고 현재는 일부만 남은 상태다. 특히 인상에 남는 것은 코끼리, 사자, 낙타 등 동물을 형상화한 정교한 석상들이다. 



  명효릉이 중국 고대로의 초대라면 그 근처에 있는 중산릉은 혁명으로 점철된 중국 근현대의 거대한 흔적일 것이다. 수천년 지속된 봉건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중국을 열기 위해 애썼던 현대 중국의 아버지, 국부 손중산, 즉 손문의 묘가 바로 중산릉이다. 자금산 자락에 위치, 빼어난 경관을 갖추고 있고, 자연미와 인공미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 언제나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대만 중정기념관이 그런 것처럼 파란 기와와 하얀 벽이 인상적이다. 과거엔 명효릉의 규모가 더 컸겠지만, 현재의 규모로는 남경의 다른 유적들을 압도하는 남경 최대의 볼거리가 바로 이 중산릉이다.     



  명효릉과 중산릉은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규모가 상당하여 대충 둘러보아도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날 잡고 반나절 내내 걸어야 할 것이다. 시내 쪽에서 좀 편하게 남경을 둘러보려면 부자묘와 그 인근 거리를 둘러보면 좋을 것이다. 부자묘는 공자의 사당이다. 역대 많은 왕조가 수도를 삼은 만큼 남경의 부자묘의 규모는 강남 최대다. 사실 중국 어디에나 있는 공자 사당이니 사당 자체보다는 남경 부자묘의 볼거리는 부자묘를 중심으로 조성된 거리이다. 진회강이 거리 옆을 유유히 흐르고 멋진 기와와 회랑, 명, 청대의 기품있는 건축물들이 늘어서 있는 그곳의 풍경은 꽤 운치가 있어 나 역시도 무척 좋아한다. 배 위에서 그런 풍경을 즐기려는 이들도 많아 유람선이 떠다닌다. 멋진 풍경에 맛있는 음식이 빠질수 없으니 곳곳에 배고픈 여행객들을 유혹하는 식당들이 가득이다.      



  아, 명효릉, 중산릉과 함께 묶어서 돌아보는 영곡사도 가볼만 하다. 9층 높이의 영곡탑 위에 오르면 주위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 위에서 커다란 나무와 숲, 그리고 중산릉의 멋진 경치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렇다 할 산이 없는 상해에 비해 남경은 산과 강, 호수들이 있어 확실히 좀 더 자연친화적인 느낌이 든다.     


  관광지는 아니지만 남경에 가면 가끔 남경대학을 찾는다. 역시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지성의 산실, 오래된 나무들과 건축을 둘러보며 캠퍼스 안을 천천히 걸어보기도 하고, 대학가 근처의 서점이나 먹거리들을 파는 가게들을 둘러보기도 한다. 그 시절 남경대학에서 유학을 하던 지인도 있어서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도 난다. 즐거웠고 또 고단하기도 했지만 꿈을 꾸던 청춘의 시간들이었고 또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상해, 그리고 남경,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그 곳, 그 때가 가끔 그립다. 코로나가 풀리면 곧 또 찾으리라.      


명효릉에서, 자금산 숲이 무성하다

남경대학 정문에서, 역사와 전통의 명문대학

거대한 규모의 중산릉에서, 파란색 기와와 흰색 벽

함께 공부한 동료와

동료들과

6월, 졸업가운을 입고 학교에서, 상하이는 이미 한여름처럼 덥다 ㅋ

10월 학위수여식에 참가하여 단상에 오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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