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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유하는 중년 남자 Mar 22. 2021

중국기행 21

남경에 가면1

  최백호의 노래 <부산에 가면>을 가끔 듣는다. 최백호 노래 특유의 쓸쓸한 정서가 가슴을 건드리는데, 특히나 ‘어디로 가야하나. 이젠 너도 없는데’라는 대목이 가슴을 찡 울린다. ㅋ 노래를 듣다보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부산행 기차에 훌쩍 올라타고 싶기도 하다. 사실 수원이 고향인 나는 부산에 얽힌 이렇다 할 추억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돌아보면 부산에 꽤 여러 번 가기도 했다. 스무 살 시절 친구와 함께 놀러갔던 것을 시작으로 가족들과 여행을 간 적도 있고, 업무 차 출장을 간 적도 있으며 부산 영화제에도 여러 번 갔었다. 또한 부산에 살고 있는 보고 싶은 친구도 있다. 어쨌든 나에게도 부산은 가끔 한번 씩 훌쩍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중국 강남 지역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번엔 남경 차례다. 남경에 갔던 추억을 떠올리고 사진들을 찾아보니 그때 그때의 일들이 떠오르고 훌쩍 떠나고 싶은 기분이 든다.ㅎ  상해에서 몇 년 살면서 인근 지역 여러 군데를 다녔지만 가장 많이 갔고 또 이런저런 추억이 남은 곳은 역시 남경이다. 처음 상해에 입성하고 나서 설레던 기분으로 처음 찾았을 때부터,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그리고 한국에서 놀러 온 가족, 친지들과 갔던 때, 그리고 졸업하고 다시 찾았을 때 등등 지난 20년간 남경에 여러 번 갔다. 상해에서 가깝고 또 상해와는 완전 다른 분위기의 도시라 그냥 바람쐴 겸 훌쩍 갔다 오는 곳이 또한 남경이었다. 사진을 좀 찾아보니 가장 최근 것으로는 10년 전 여름, 아내와 중국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이 몇 장 있다. 기억에 남는게 그때 남경에서 반가운 사람을 만나 함께 여기저기를 구경한 것인데, 예전 대전에서 교수 생활을 할 때 함께 근무했던 중국인 선생님이 마침 방학을 맞아 고향인 남경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 데리고 나온 귀염둥이 아들이 벌써 대학생이 되었다니 새삼 세월의 빠름을 또 실감하게 된다.     


  남경은 역대 여러 왕조가 수도로 삼았을 만큼 빼어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고, 그로 인한 엄청난 유적이 많은 곳으로 말 그대로 명승고적의 도시다. 서호와 함께 강남 3대 호수에 들어가는 현무호가 시 중심에 있고, 엄청 넓은 양자강 하류가 도시 외곽을 흐르며 자금산 같은 멋진 산이 있다. 북경이 거대한 규모로 뭔가 사람들을 압도하는 느낌이라면, 남경은 상대적으로 좀 더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이다. 고도의 이미지가 강하긴 하지만 남경도 인구 900만명에 육박하는 대도시고 상하이와 함께 중국 동남부를 이끄는 경제와 교통의 요지다. 번화가 신제커우에 가보면 세련된 현대도시의 느낌이 물씬 난다. 


  대부분의 유적지가 시내에서 멀지 않아서 동선은 편하게 잡을 수 있다. 시 중심에 위치한 호수 현무호는 멋진 풍광과 운치가 있어 갈 때마다 편안하고 신기한 느낌을 받는다. 항주의 서호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동선이 편리하다고 해도 볼거리가 워낙 많으니 남경을 좀 둘러보려면 그래도 한 3일 정도는 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주원장의 능묘 명효릉 입구 비석, 청 강희제의 친필, 당, 송처럼 나라를 융성시키겠다는 뜻.

국부 손중산의 능, 중산능, 규모가 엄청나다

남경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가끔 그렇게 훌쩍 남경으로 떠나곤 했다.


과거 강남 제1의 번화가, 남경 부자묘 인근 거리에서 아내와

부자묘 일대, 물과 고건물이 조화를 이루며 멋진 풍광을 선사한다

그 인근 옛 골목터, 항이란 골목, 거리를 뜻하는 말

강남 제1의 과거 고사장이 남경에 있었고, 수많은 과거 응시자들이 이곳을 찾았을 터이다

강남에 왔다면 다양한 만두를 드셔보시라

남경역 앞에서, 앞에는 둘레 15키로의 호수 현무호가 드넓게 펼쳐져 있다.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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