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 슬픔에 휘청이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가끔 근황이 궁금해 찾아보게 되는 배우들이 있다.
니콜라스 케이지도 그런 배우 중 한명이다.
새로 누구와 결혼을 했네 하는 기사,
언젠가는 또 한국인과 결혼해서 케서방이니 뭐니 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그런 사생활은 관심없다.
그의 멋진 연기를 다시 좀 보고 싶을뿐이다.
그러고 보니
니콜라스 케이지의 연기가 요즘 좀 뜸했다.
2000년대 내내
블록버스터 영화의 주인공으로 잘 나가다가
어느 순간 부터는 주춤하는 듯 하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그의 연기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블록버스터 속 터프가이가 아니라
인생의 여러 단면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평범한 남자의 모습이다.
즉,
그의 출세작이라 할, 90년대 중반의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다를 제일 먼저 꼽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며
허, 연기 끝내주는 남자배우 하나 나왔다, 고 생각했었다.
물론
가슴을 뻥 뚫어버리는,
그 헛헛하고 쓸쓸한 스토리도 너무 인상적이었고.
니콜라스의 섬세한 연기,
엘리자베스 슈의 눈부신 미모,
그런 그들의 가슴아픈 사연,
빼어난 영상미,
당시 20대 중반이던 나는
이 영화가 멋진데 너무 아팠다.
한편으로는 너무 극단적인 게 아닐까 싶었다.
이제 50대 중년이 되어 다시 보니
그저 쓸쓸하고 망연하다.
주인공들이 애처롭고 가엾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확실히 타고난, 배우같다.
영화 명문가의 피가 분명 흐르는 것 같다.
<더 록>, <콘 에어> 같은 대작도 좋지만,
이런 섬세하고 감성적인 연기,
그가 아니면 누구도 하기 어려운, 그런 모습을
다시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