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우리 젊은 날 <우견아랑>
홍콩영화가 한국에서 한 정점에 있던 1989년 여름,
이색적인 홍콩영화 한편이 개봉되어 인기를 끌었다.
바로 두기봉 감독, 주윤발, 장애가 주연의 <우견 아랑>이다.
당시는 특히 주윤발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때,
이 영화는 그해 홍콩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한국에서도 크게 화제가 되었다.
총잡이 주윤발이 아닌,
싱글파파이자 모터사이클 선수로 나왔는데,
이른바 홍콩판 <챔프>, 혹은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라는 평을 받으며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당시 고 2였던 나는
여름방학 보충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극장에 가서 이 영화를 보았는데
윤발이형이 불쌍해서 가슴이 먹먹했다.
앞쪽에 앉은 여고생들은 아예 눈물바다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통해
주윤발이 연기폭이 넓은, 1급 배우라는 것을 확인했다.
느와르 속의 주윤발도 좋았지만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가 정말 좋았다.
얼마나 좋았던지
이 영화의 브로마이드를 구해
방에 붙여 놓았을 정도였다.
가죽 재킷을 입고
야마하 오토바이 위에 앉아
말보로 담배를 물고 있는 그의 모습이
얼마나 멋지던지 ㅎㅎ
물론 여주인공
장애가의 아름다움과 지극한 모성애도 잊을수 없다.
대만의 명배우이자 감독인 장애가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였다.
한마디로
주윤발과 장애가의 리즈시절 영화고
30년전 정겨운 홍콩의 구석구석을 잘 담아낸 영화기도 하다.
귀엽고 개구쟁이면서
또한 아빠에 대한 사랑을 절절하게 표현한
아들 뽀자이역의 아역배우의 연기도 좋았다.
30년이 지났으니 지금은 30대 중후반이 되어 있을 것이다.
영화의 광고 카피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내 살아온 날 후회없으나, 그대 사랑할 날 짧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