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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유하는 중년 남자 Jul 03. 2024

내 인생의 영화 23

흔들리는 홍콩 청춘-<중경삼림>




필자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번학기로 강단에 선지 만 20년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학생들을 만났고,

가까운 거리에서 청춘들을 늘 만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여름방학이 막 시작되었으니 학생들은 저마다

자신의 계획대로 방학을 보낼 것이다. 

요즘은 워낙 취업이 어렵고 경제가 어렵다보니

대학생들이라 해도 예전처럼 방학을 여유있게 즐기기 어렵다

젊은 청춘들에게 밝은 희망을 제시해주지 못하는 사회, 그 사회 속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 또 미안한 마음도 든다. 그래도 청춘은 청춘이다. 부디 씩씩하고 힘차게 비상해나가길 기원해본다.



지금의 대학생들처럼 나도 청춘의 한복판을 보내던 90년대,

홍콩의 왕가위 감독은 몇편의 영화로 아시아 일대에서 이른바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이 영화 <중경삼림>이 있었다.


중국 반환을 코앞에 앞둔 홍콩,

영화는 홍콩 청춘들의 사랑과 방황을 화려하고 감각적인 화면 속에 담아내고 있다.

청춘들의 안타까운 좌절과 절망, 소외와 방황, 외로움 등의 정서가

마치 뮤직비디오 같은 화려하고 감각적인 화면 속에 넘실대고 있었다. 


이 <중경삼림>을 기폭제 삼아

왕가위는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영화계에 하나의 새로운 좌표를 제시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주인공들의 부유와 방황은

중국 반환을 앞둔 홍콩의 특수한 배경이 더해져

상당한 설득력을 가졌다. 


<중경삼림>은 간단히 말하자면 실연한 두 경찰의 이야기다. 

233 금성무와 633 양조위는 각자의 아픔을 이기기 위해 몸부림 친다.

금성무는 유통기한이 다된 과일 통조림을 사모으고

양조위은 집안의 인형, 수건, 비누와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그들은

임청하와 왕비를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왕가위의 최근 영화도 나쁘진 않지만

초기작만큼의 울림은 없는 것 같다.

물론 시대는 바뀌었고

왕가위도 우리도 나이를 먹은 이유도 있겠지만 말이다. 

<중경삼림>을 포함하여

<열혈남아>, <아비정전>, <동사서독>, <타락천사>, <해피투게더>, <화양연화>까지가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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