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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유하는 중년 남자 Mar 09. 2021

중국기행 16

강남유람편을 시작하며

  중국에서 보통 강남이라 하면 양자강 이남을 가리키는 말이다. 알다시피 양자강은 중국에서 가장 크고 긴 강으로, 중국 대륙을 적시는 젖줄로 비유된다. 중국에서는 그냥 장강으로 부르고, 비유적으로 어머니의 강이라고들 한다. 아무튼 이 양자강의 남쪽을 흔히 강남지방으로 부르는 것이다. 강남지역은 일단 물이 많고 토지가 비옥하며 기후가 온난하다. 그래서 강남, 이라고 하면 왠지 좀 부드럽고 낭만적인 느낌이 먼저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닌게 아니라 흔히 중국을 북방과 남방으로 나누어 설명할 때 그런 특징들이 뚜렷이 반영된다. 예컨대 문학에 있어서도 북방 문학이 호방하고 현실적이며 좀 거친 면이 있는데 반해서 남방 쪽은 부드럽고 화려하며 추상적이라는 분석이 그러하다. 사람들의 성격과 기질도 그런 특징이 잘 반영되는 것 같다. 

     

  강남은 사계절 중 왠지 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북방에 비하면 겨울도 온난한 편이지만, 꽃 피고 새 우는 봄, 그리고 보슬보슬 봄비 내리는 강남은 퍽이나 더 부드럽고 낭만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상하이에서 3년여 간 박사 유학을 한 나 또한 상하이와 인근, 즉 강남의 봄을 무척 좋아하고 즐겼다. 그래서 강남 하면, 역시 사계절 중에도 봄이 가장 좋고 인상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계절 얘기가 나왔으니 다른 계절에 대해서도 좀 이야기해보자. 강남지역의 여름은 덥기로 악명이 높다. 40도를 웃도는 날씨가 여러 날이라 한마디로 가마솥 더위를 느끼게 해주고 에어컨 없이는 정말 힘들다. 한마디로 여름은 강렬하다. ㅎ 그 더위는 오래 지속되다가 11월쯤이나 되서야 짧은 가을을 느낄 수 있다. 가을은 봄과 마찬가지로 춥지도 덥지도 않아 활동하기 좋으니 여행하기에도 이때가 딱 좋다. 겨울은 어떨까. 실제 기온은 별로 낮지 않아 영하로 내려가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실제로 체감하는 겨울날씨는 꽤 춥고 으슬으슬한 날씨다. 중국 남방은 난방시설이 그리 잘 되어있지 않아 뜨끈한 온돌로 지지는 문화에 익숙한 우리가 지내기엔 만만치 않다. 그리고 강남지역 날씨의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사계절 내내 비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눈이 없는 대신 일주일씩 계속 내리는 차가운 겨울비의 인상이 강하다. ㅋ 겨울비는 사람을 좀 우울하게 하지만, 다른 계절의 비는 좋다. 분위기 있는 봄비와 더위를 잠깐이나마 날려주는 여름날의 소나기, 그리고 가을비도.     

    

  개인적으로 중국에서 가장 익숙하고 친근한 곳이 이 강남지역이다. 나는 상하이에서 3년간 살았고, 지내면서 인근의 여러 지역들을 놀러 다녔다. 지역적으로 보면 절강성과 강소성 일대에 해당한다. 상하이는 말할 것도 없고, 항주, 소주, 남경, 무석, 양주, 소흥, 그리고 상하이 인근의 여러 수향들을 아주 좋아하고 또 친숙하게 느낀다. 그 강남의 여기저기에 대해 이제부터 이야기를 좀 풀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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