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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주언 Aug 02. 2021

클럽하우스와 싸이월드가 심상치 않다(2)

음성 미디엄과 이모진 미디엄

1920년대 롱아일랜드에서 매일 밤 화려하게 열렸던 멋진 파티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위대한 개츠비(Gatsby)로부터 더 이상 초대장을 받지 않아도 된다. 누구나 그 파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파티장에는 내가 보고 싶었던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유명 인사들을 만날 수 없다 (https://brunch.co.kr/@police0517/14 )      


클럽하우스가 안드로이드 개방에 이어 초대장없이 누구나 클럽하우스에 가입해 활동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클럽 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이전에 설명했듯이, 클럽하우스는 진입장벽을 스스로 낮추는 전략을 선택했다. 수익성을 갖춘 비즈니스모델이 부재한 상황에서 우선 많은 사람들이 모이도록 클럽하우스 개방을 선택한 것이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이와 같은 전략 역시 필자는 실패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의사소통을 위한 미디엄(medium)에서 이미 클럽하우스는 한계에 부딪혔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클럽하우스 (clubhouseapi.com)

소셜 미디어 혹은 메타버스 플랫폼에 익숙한 MZ세대들은 음성(audio)이 아닌 문자(text) 혹은 이모지(emoji; 감정을 표현하는 이모티콘)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더욱 익숙하다. 클럽하우스는 음성을 통해 사회관계망(social network)을 형성하려고 하지만 정작 MZ세대들은 이러한 음성이 불편할 뿐이다.

      

상대방에게 문자 혹은 이모지(이모티콘)로 의사소통할 경우 내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부호화(encoding)하기는 상대적으로 쉽다. 여러 번 생각해서 문자 메시지(이모티콘)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무언가 잘못됐다 판단하면 ‘취소’ 혹은 ‘삭제’ 버튼을 누르면 그만이다.  

    

하지만 음성으로 의사소통해야 한다면 어떨까? 머릿속에 떠오르는 메시지를 부호화하는 과정이 매우 짧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메시지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 할 수 있다. 게다가 클럽하우스에서는 한번 내뱉은 말은 취소할 수 없다. 이미 그 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가 뱉은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내가 말한 메시지를 어떻게 해독(decoding)했는지 피드백하는데 한계가 있다.   

  

클럽하우스는 20대를 타겟팅하고 있지만 정작 그들은 음성이 불편하다. 필자가 클럽하우스의 실패를 예측하는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다.      



2021년 8월 2일 오후 4시부터 싸이월드에서 로그인이 다시 시작된다는 뉴스를 접했다. 그때 그 시절을 회상하고 싶은 사람들은 싸이월드에 재접속해 로그인을 시도할 것이다. 그런데 정작 지금의 20대들은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이 싸이월드 속에 충분하지 않다. 

자칫 싸이월드는 ‘아재들의 놀이터’가 될 수 있다. 물론 싸이월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아재들의 놀이터’라면 상관없겠지만.


Kapferer, Jean-Noel (1998), “Why Are We Seduced by Luxury Brand?” Journal of Brand Management, 6(1), 44-49. 

Park, C. Whan, Bernard J. Jaworski, and Deborah J. MacInnis (1986), “Strategic Brand Concept-Image Management,” Journal of Marketing, 50(4), 135-145.

Sirgy, M. Joseph(1982), "Self-Concept in Consumer Behavior: A Critical Review,"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9(December), 287-299.

Tajfel, Henry(1982), "Social Psychology of Intergroup Relations," Annual Review of Psychology, Palo Alto, CA: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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