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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주언 Aug 17. 2021

코로나19 백신 정말 괜찮을까요?

코로나19백신과 손실회피편향

얼마 전 필자가 다니는 유도관에서 20대 사범님이 내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형님 백신 맞으셨다고 하셨죠? 뭐 맞으셨다고 하셨죠? 전 솔직히 걱정되어 못 맞겠어요. 뉴스보면 백신 맞고 사망한 사람들만 보이고 괜히 불안해요. 전 최대한 늦게 맞고 싶어요.” 

    

2021년 8월 현재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지쳐가고 있다. 2021년 초 본격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정부가 기대했던 만큼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백신 공급의 문제도 있겠지만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국민들의 심리도 분명히 작용하고 있다.   

   

백신 공급 문제와는 별개로 여전히 백신 접종을 꺼려하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에서 이와 같은 행동을 보여주는 걸까?     


필자는 이를 행동경제학의 손실회피편향(loss aversion bias)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손실회피편향은 사람들이 같은 크기의 이익과 손실이라 하더라도 이익보다는 손실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향으로 정의된다. 가령 손실회피편향이 큰 사람은 10,000원을 얻는 것보다 10,000원을 잃지 않는 쪽을 더욱 선호한다. 그리고 이러한 손실회피편향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그 민감도는 높아진다.      


손실회피편향은 다양한 이익단체들이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라는 문구는 사람들의 손실회피편향(내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리는 것)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들을 반대하는 이익집단은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접종 관련 뉴스를 검색해 보자. 여전히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관련 뉴스들이 여전히 상위에 노출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안정성에 대한 논의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은 부작용 관련 소식에 더욱 관심을 갖고 관련 정보들을 검색하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관련 소식들은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손실회피편향을 자극해 백신 접종 기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 즉 ‘코로나19 접종으로 인한 안전한 삶’에 대한 이익보다는 ‘코로나19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손실에 더욱 민감해진 것이다.

      

현재 정부는 올해 하반기까지 1차 접종률 70%를 목표로 백신 접종을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범정부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손실회피편향에 근거해 ‘백신을 접종받지 않음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육체적, 사회적, 그리고 절차적 손실’을 강조한 캠페인을 기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코로나19백신이 정말 안전하다는 가정하에서 기획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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