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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휘 May 06. 2020

그렇게 살았으면서

나는 왜 산을 바라보고 살았으면서
산을 넘어야 하는 걸까
산에 사는 친구들은 산이 없다고 한다
머리가 벗겨진 돌바위 가끔씩
그렇게 보인다나

나는 왜 바다를 바라보고 살았으면서
강물의 넘실거림을 파도라 부르는 걸까
강물 위의 사람들은 파도를 견디는
콘크리트의 튼튼함을 예찬하며 와인 한 잔
나는 와인을 언제 마셔봤더라

나는 왜 동굴을 바라보고 살았으면서
캄캄한 어둠을 포근함이라 말하는 걸까
빌딩을 비추는 불빛이 어째
반딧불이를 닮았네
반딧불이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더라

그렇게 살았으면서
그렇지 않게 산 것들을 그리워하는
처절한 욕심은 좀처럼 사그라들지를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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