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머리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 ^)
“수진아, 어디 가?”
혜영이 물었다.
“응, 내일 두발 검사 있어서 머리 자르러 가.”
나는 중학교 1학년이었고, 단발머리 길이가 귀밑 3센티미터가 넘으면 걸렸다.
“그래? 나도 머리잘라야 하는 데. 우리 서로 잘라주기로 하고 그 돈으로 떡볶이 사 먹을래?”
“글쎄…”
나는 좀 망설였다.
“나 머리 잘 잘라. 내 동생 머리도 내가 다 잘라 주는 걸.
혜영의 집 마당에서 우리는 번갈아 머리를 잘랐고 초등학교 앞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사 먹었다. 남은 돈을 주머니에 넣고 신나게 집으로 들어오는데 마당에서 빨래를 걷던 엄마가 나를 불러 세웠다.
“머리 어디서 잘랐어?”
엄마가 물었다.
“미용실에서요. ”
쭈볏거리며 내가 대답했다.
“어디야? 당장 가자.”
하는 수없이 나는 혜영과 서로 머리를 잘라 주었다는 걸 실토했다. 곧바로 엄마에게 귀를 잡혀 미용실로 끌려갔다. 그곳에서 본 내 뒷머리는 태극기처럼 한쪽은 올라가고 한쪽은 내려온 모양이었다. 결국 나는 가장 짧은 길이에 맞춰 머리를 잘라야했다.
다음날 체육 선생님이 두발 검사를 하러 우리 반에 들어오다가 맨 앞줄에 앉은 나를 보았다.
“너, 이리 나와.”
나는 교탁 앞으로 불려나갔다.
“이 반에서 얘보다 긴 사람은 다 잡는다!”
그 후로도 나는 혜영과 친하게 지냈다. 그 머리를 하고 육교 위에서 6학년 때 반장과 딱 마주쳤었다. 그애는 장동건을 닮았었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