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틀 동안 각각 다른 친구들을 만났다. 이번엔 두 모임에서 유난히 자랑을 많이 들었다.
“그러니까 나랑 같이 경매나 배우자고 했더니…….”
헛짓거리나 하고, 가 준 말다. 다른 친구들이 경매를 하고, 주식을 하고, 코인을 해서 돈을 늘리는 동안 나는 재미있게 살았다. 돈 버는 재미도 좋았겠지만 나 역시 재미있게 지냈다고 자신했다. 나는 헛짓거리를 하려고 이 땅에 태어난 베짱이처럼 초연한 자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그날 저녁,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하는 회의가 들었다.
다음 날도 하루 종일 기운이 없고 우울했다. 돈을 많이 벌고, 아이들이 잘 됐고, 등등 자랑거리가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나도 내가 이럴 줄 몰랐다.
오후 늦게 도서관으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걸으니 좋았다. 춥지도 덥지도 않았고 바람은 부드러웠다. 낮게 깔린 회색 구름은 빠르게 이동했고 더 높은 곳에 있는 양떼구름은 움직이지 않았다.
“마스크를 착용하십시오.”
“큐알코드 인증과 체온을 측정해 주십시오.”
“백신 2차 접종 후 14일이 지났습니다.”
이런 소리를 차례로 들으며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신간 도서가 여러 권 있었다.
“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