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만난 카페 '버브(verve coffee roasters)'
커피로 만든 음료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경험은 토닉워터에 에스프레소를 더한 것이었다. 도쿄의‘버브 커피(vervecoffee roasters)’에서 마셨던 ‘카페 토닉’이그 시작이었는데, 그때의 상쾌한 청량감을 다시 맛보고 싶어서 토닉워터 커피를 내는 몇몇 가게를 다녀보았지만 ‘버브 커피’의 완성도를 따라가는 집은 참 없었다. 서울숲 부근에 위치한 ‘센터 커피’의‘게이샤 진 토닉’이 다른 뉘앙스로 산뜻한 청량감을 주었을뿐.
처음 ‘카페 토닉’을 마셨던순간에 대한 기억을 다시 한 번 꺼내본다.
거리는 대형 프렌차이즈와 작은 로스터리 카페들로 가득하다. 맛있다는가게는 흔해져, 좋은 향미의 커피를 내는 가게가 뒤챈다. 일반적인에스프레소 음료나 핸드드립만으로는 다른 카페들과 차별화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몇몇카페들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새로운 메뉴들을 만들어낸다. 그러한시도들이 늘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창의적인 카페와 바리스타들은 오늘도 새로운 메뉴 개발에 몰두하고있다.
신주쿠의 대형 쇼핑몰 '뉴우먼(NEWoMan)'에는미국 캘리포니아의 '버브 커피'가 입점해 있다. 버브에서는 '카페 토닉(kaffetonic)'이라는 음료를 파는데, 도쿄를 잠깐 여행하면서 이틀 동안 무려 네 번이나 들러이 음료를 마셔댔다. 카페 토닉은 버브의 블랜드인 'streetlevel'을 에스프레소로 추출해 토닉워터 위에 붓고, 그 위에 레몬 껍질을 얇게 썰어올린 메뉴다. 가끔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하는 커피들이 있는데, 버브에서 마셨던 이 심플한 카페 토닉이 딱그런 느낌이었다.
버브 커피가 캘리포니아 태생인 덕분일까? 카페 토닉은 따사로운 햇살의기운을 닮았다. 추상적이지만 딱 그런 느낌이다. 입안 가득마시면 오렌지 에이드 같은 뉘앙스가 상쾌하게 빛난다. 시트러스의 산뜻한 느낌과 옅게 깔리는 캬라멜의달콤함이 조화롭다. 탄산 덕분에 청량감이 좋은데, 강하지않아 벌컥벌컥 마시기에도 좋다. 얼음이 녹을수록 견과류 껍질 같은 쌉싸름한 느낌이 들어, 빨리 마시는 게 더욱 맛있다.
카페 토닉이 다른 가게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목적에서 탄생한 음료인지, 아니면단순히 버브 커피 바리스타의 호기심으로 만들어낸 음료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간간히 만나는 이런 새롭고맛있는 메뉴들은 그 가게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도쿄 여행을 함께 했던 친구들과 총 일곱 곳의 카페에들렀는데, 그 중 버브에만 이틀동안 네 번이나 간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