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미국 주식을 시작했을 때, 나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한 줄 알았다.
몇몇 우량 기업에서 수익이 나자 스스로를 '워런 버핏'같은 투자자로 착각하기 시작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레버리지가 아니면 인생을 바꿀 수 없다.'라는 영상을 본 이후, 3배 레버리지 ETF 종교의 신도가 되었다.
"나스닥이 10% 오르면 TQQQ는 30% 먹는 거야."
그 뒤에 붙은 '투자 손실은 본인의 책임이며, 3배로 망할 수 있다.'라는 경고 사항은 외면했다. 나는 더 빠르고 큰 수익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신중했다. 분할 매수도 하고 섹터별 ETF 공부도 열심히 했다. 레버리지 ETF인 TQQQ와 SOXL에 투자하여 몇 번의 수익을 경험하자 자신감은 자만이 되었다. 미국 주식의 상승은 영원히 이어질 것 같았다. 그때 나는 투자자가 아니라 도박장에 앉은 승부사가 되어 있었다.
나의 ‘놀라운 투자 실력’을 믿으며, 부모님에게 퇴직금 일부를 투자하라고 권유했다.
나를 믿으시는 부모님은 의심 없이 자산의 일부를 맡기셨다. 그때 난 절대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넜다는 사실을 몰랐다.
부모님의 돈이 투자된 순간부터, 나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가족의 펀드매니저가 되었다.
책임감과 부담감은 있었지만, 욕심이 더 컸다. 시장의 무서움을 몰랐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 버블이 꺼지고,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라는 쓰나미가 덮쳤다. 시장은 나에게 차갑게 복수했다. 미국 증시는 무자비하게 하락하기 시작했고, 레버리지 ETF의 하락세는 걷잡을 수 없었다.
특히 바이오 ETF인 LABU는 ‘하강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가장 빠른 속도로 지하까지 추락했다. 손실을 복구하기 위해 추가 매수를 시도했지만, '물타기'가 아니라 ‘기름’을 탄 셈이었다. 너무나 빠른 하락 속도에 계좌는 급격히 타들어 갔다. 수천만 원의 부모님의 퇴직금은 어느새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나는 하루하루 메말라 갔다.
부모님께 계좌를 보여드릴 용기가 나지 않아 오랫동안 머뭇거리다, 어렵게 사실을 고백했다.
나의 핏기 없는 얼굴을 바라보시던 부모님은 잠시 침묵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괜찮다. 나중에 복구하면 되지."
그 말이 오히려 더 아프게 가슴에 박혔다. 죄송하다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말하지 못했다.
대신 꺼낸 건 오기 섞인 다짐이었다.
"아빠, 엄마. 내가 다 회복시킬게요.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
나도 믿지 못할 말을 억지로 쏟아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수없이 물타기를 했지만 수익률은 -80%대까지 추락했다.
더 이상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결국 수천만 원의 손실을 확정하며 매도 버튼을 눌렀다. 2022년 거의 350달러였던 LABU 주가는 지금(2025년 5월) 51달러다.
고통스러운 경험을 통해 투자는 단순한 수익률보다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고 통제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시장은 자만한 투자자를 허락하지 않는다. 투자는 늘 겸손해야 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점검해야 한다.
레버리지 ETF를 완전히 투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과거의 무모한 모습은 사라졌다. 분명한 원칙을 정하고 분할 투자로 위험을 관리한다. 그리고 이제는 변동성이 극단적인 LABU 같은 종목은 클릭조차 하지 않는다.
레버리지에 취했던 그때의 실패는 지금의 나를 겸손한 투자자로 다시 태어나게 만들었다.
레버리지 주식 투자 원칙
1. 레버리지 투자 시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만 투자할 것. (TQQQ, SOXL, QLD, UPRO)
2. 원하는 매수 시기가 올 때까지 기다릴 것. 즉, 바닥에서만 매수할 것. (예, S&P 500 지수 200일 선 근접)
3. 매수는 설정한 금액에서 3번 분할 매수할 것. (매수 간격은 하락률과 시간적 기간을 둘 것.)
4.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고 3번에 나누어 매도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