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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금태 Feb 22. 2021

끄적끄적_짜장면에 대한 단상

춘장에 돼지고기와 양파 등을 넣고 볶은 다음 면과 함께 비벼 먹는 짜장면은, 20~30년 전만 해도 최고의 외식 메뉴였다. ‘자장면’, ‘짜장면’ 표기에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2011년 두 단어 모두 복수 표준어로 인정되어 양쪽 다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상람들에게 오랜 시간 불려온 ‘짜장면’이 더 정감 있게 느껴진다.

짜장면은 이삿날과 졸업식, 학교에서 상이라도 받는 날이면 우리와 늘 함께 했다.

기쁘거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면, 온 가족이 중국집 테이블에 모여 앉아 짜장면 한 그릇씩 먹었던 기억이 다들 있을 것이다.

모두가 기쁜 날 함께 한 음식이기에 짜장면에는 가족의 웃음과 행복이 묻어난다.


지금과는 짜장면을 구성하는 요소가 많이 달라졌지만, 어린 시절 먹던 짜장면에는 삶은 계란 반 개와 채 썰은 오이, 옥수수 몇 알이 올려져 있었다. 오이가 싫었던 어린 난 오이채를 엄마 그릇에 덜고 계란에 짜장 소스를 살짝 묻혀 먼저 먹은 후, 고춧가루를 잔뜩 뿌려 비며 먹었다.

이상하게 평소 먹지 않는 단무지는 짜장면과 함께 하면 최강 궁합을 자랑한다. 반쯤 먹은 단무지를 면과 함께 싸서 먹으면 달달하면서도 진한 감칠맛이 도는 짜장 소스 속 아삭한 단무지의 식감이 살아나 먹는 재미가 배가 된다.


배고픈 월요일 오후, 따뜻한 짜장 소스에 수타로 뽑은 탱글 한 면발이 떠올라 끄적끄적 써 내려간 짜장면에 대한 단상.


내일 점심은 짜장면 한 그릇 어떤가?




그때 그날, 짜장면 한 그릇과 함께 했던 노래


1) 지오디(god) – [Chapter 1] (1999년)

_ <어머님께>는 지오디 1집의 타이틀곡이다. 노랫말 중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부분이 유명하며 개그 프로 패러디로 많이 사용됐다.

사실 어머님도 짜장면을 좋아한다. 이 노랫말에서 짜장면은, 자식에 대한 어머님의 사랑이자 행복한 한 끼의 식사로 상징된다.

MBC <god의 육아일기>로 국민 그룹으로 성장한 지오디는 에쵸티(H.O.T.)와 젝스키스와 더불어 1세대 아이돌 그룹의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다.


2) 윤상 – [이사(移徙)] (2002년)

_ 2000년 대 초반 방송 매체를 통해 꾸준히 제3세계 음악을 알리던 윤상은, 자신의 근간을 이룬 음악 스타일에 당시 관심을 가진 새로운 음악(유럽과 남미 등 제3세계 음악)을 접목시킨 앨범을 발표한다. 그 앨범이 바로 윤상의 4집 [이사(移徙)]다.

타이틀곡 <이사(移徙)>는, 사랑했던 연인과의 이별과 마음을 정리하는 과정을 사는 곳을 옮긴다는 이사라는 단어 뜻에 빗대어 표현했다.

본 작을 통해 2000년 대 초반 우리 음악의 서정성과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3) 전람회 – [졸업] (1997년)

_ 영화 <건축학개론>은 전람회를 첫사랑의 아련함을 담은 팀으로 만들었다. 단지 영화의 영향을 떠나 전람회의 음악은 아련함과 추억, 향수를 담고 있다.

1997년에 발표된 마지막 앨범 [졸업]에서 전람회는 팀으로 함께 했던 김동률과 서동욱이 각자의 길을 걷게 됨을 축복과 함께 둘의 안녕을 얘기한다.

김동률의 풋풋한 목소리로 화음을 쌓는 전람회의 한 축 서동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도 이들의 팬으로서 반가운 사실이다.

함께 했던 친구들과의 추억과 꿈에 대한 응원, 요즘 시기에 더욱 따뜻한 마음이 들게 하는 노래다. 졸업과 함께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야 될 청춘들에게 이 노래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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