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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mit Aug 05. 2019

#10 이 죽일 놈의 독일어

오늘보다 내일 좀 더 수다쟁이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Rrrrrrrrrrrrring Rrrrrring~

(따르릉~)

Hallo, Woomit.

(안녕, Woomit?)

Hast Du schon die E-mail gelesen, die ich Dir gerade gesendet habe?

(내가 방금 보낸 메일 벌써 읽었니?)

Was wichtig dafür ist, blabla bla blaaaaaaa....

(거기 중요한 게 뭐냐면, 어쩌구 저쩌구.....)


아. 또 못알아 듣겠구나.


이래서 전화기로 하는 대화는 사실 아직도 좀 무섭다.

특히나 상대방이 배려심 하나없이 진짜 빠른 속도로 말하면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모드가 된다.




지금의 나는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속으로 널뛰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고 있는 중이다. 나도 안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걸. 그러나 현재 나의 불안과 감정의 소용돌이는 대부분 내 안에 있는 언어 부분에서의 열등감에서 오는 거 같다. 평생 풀어야 할 숙제라고 스스로 벌써 정의 내린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화가 난다. 10년 가까이 여기 살았는데 왜 이 정도일까 하고. 많은 사람들이 잘하고 있다고 해주기도 하지만 여전히 체감상 모든 대화의 50% 정도만 이해하는 거 같은 이 기분은 내 맘을 곧잘 상하게 하곤 한다.




지난 4월부터 7월 둘째 주까지 장장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토요일 아침마다 늦잠 자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옆 동네에 까지 운전하고 가서 독일어 개인 수업을 들었다. 물론 회사 측에서 교육비 전부를 지원해줘서 큰 부담은 없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의 갈증 해소가 안된 거 같아 조금 헛헛 한 마음도 든다. 첫 번째 선생님은 수업을 날로 먹으려다가 내가 불만을 토로하자 자기 방식이 마음에 안 들면 딴 선생 알아보라며 직업에 대한 소명도 없이 굴길래 버려 버리고 진짜 괜찮은 두 번째 선생님을 만났다. 진작 그 선생님에게 처음부터 수업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수업 연장 신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하기로 했다. 단기간에는 결코 내가 원하는 수준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언어를 배우는 길에는 정말이지 왕도가 없는 모양이다. 어떻게 혼자 스스로 공부해야 할지 감을 잡았으니 그동안 배운 거 위주로 복습을 하며 계속 정진해야겠다.




초급이나 중급과정을 배울 수 있는 독일어 과정은 어디에나 있지만 C2 자격증을 이미 소유하고 있는 그러나 여전히 개미지옥 같은 독일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고급 독일어를 가르쳐 주는 곳은 정말 흔치 않은 것 같다. 

혹시나 모를 나같이 홀로 외롭게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의 공부 방식을 풀어 내 볼까 한다.




1. 기초 문법 반복해 주기


배우긴 했다. 그러나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일 수도 있는 거 같다.


Digitalisierung beim Zahlen verursacht für ältere Menschen mehrere Probleme. Bargeld funktioniert in allen Situationen, aber bei Kreditkarte oder Paypal gilt das nicht immer.

소비수단의 디지털화는 나이든 사람들에게 많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현금은 어느 상황에서도 통용되지만 신용카드나 페이팔은 모든 상황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이 예문에서 왜 es대신 das를 사용하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면 문법책을 다시 들춰봐야 할 시간이라는 뜻이다. 나의 추천 방법은 주기적으로 일단 한국어로 된 문법책을 한 번 훑어준 후 독일어로 된 문법책을 또 한 번 봐주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나는 이 문제집으로 공부한다. 어느 정도 문법을 안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엄청 많이 틀리게 되어 다시금 겸손하게 공부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시간 날 때마다 반복해주고 있다.


2. 입으로 소리 내어 말하기


나의 문제 중 하나는 읽기와 말하기 부분이 약하다는 점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독일어 책을 한국어 읽듯이 하는 것이 아직은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어로 된 디자인 잡지와 Deutsch Perfekt는 일부로 시간을 내서 읽으려고 노력한다. 교육학과 방법론에 대해 공부하는 남편에 의하면 그냥 눈으로 읽기보다는 입으로 소리 내어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나름 노력하는데 쉽지는 않다.


독일 디자인 잡지 웹사이트


https://www.form.de/

https://page-online.de/

 https://ndion.de/en/


https://www.deutsch-perfekt.com/


3. 유튜브 채널 이용하기


easy german이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이 채널의 좋은 점은 실제 대화에 가까운 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동영상 목록으로 가면 자신의 수준에 맞춰 동영상을 골라볼 수도 있다. 10분 남짓한 짧은 클립이라 보기에 부담스럽지도 않고 영어로 자막을 제공해서 무슨 뜻인지 디테일하게 알 수 있다. 최근에 독일말로 싸우기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시청했는데 현실감 넘치는 설정에 빵 터져서 두세 번 반복해서 봤다. 재미와 공부를 둘 다 잡을 수 있기에 여러모로 강력추천!



독일말로 싸우는 동영상은 링크로 https://www.youtube.com/watch?v=MBtXt8VeRUk


4. 공짜 보충 교재 활용하기


인터넷을 돌아다녀보면 아래의 웹사이트처럼 은근히 공짜로 예상문제를 제공하는 곳이 많다.


https://www.iik-duesseldorf.de/


5. 교환일기 사이트 이용


부지런히 쓰고 있으면 친절한 독일 사람들이 와서 고쳐준다. 단 문법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을 수 있으니 (한국 사람이라고 모두가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할 수 없듯이) 감안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https://lang-8.com/


다 같이 힘냈으면 좋겠다. 파이팅!!!!


Photo by Samuel Zell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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