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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서정 시인 May 23. 2024

4. 삶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저는 늘 이 화두에 붙잡혀 살았습니다. 그 해답을 찾아 주역, 불교, 하이데거, 니체를 거쳐  물리학 등 잡식성 독서를 거쳐 김상욱 교수님의 강연과 책에서 명징한 답을 얻었습니다.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라는 핵심을 정리하면 이렇다. 세상은 진공으로 텅 비어 있고, 그 속에 원자라는 입자들이 모여 만물을 이룬다. 원자들은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할 뿐 거기에는 인간이 만든 어떤 가치나 의미는 없다. 우리 몸도 원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며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자로 뿔뿔이 나누어진다. 이 원자들은 우연히 다시 모여 포도주가 되거나, 고양이, 책상, 돌멩이, 혹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 


원자들은 단지 법칙을 따라 움직이며 이합집산하는 것일 뿐 여기에 특별한 의도나 목적은 없다. 그러니 삶에서 특별한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라, 죽음을 두려워할 이유도 없다. 신도 필요 없다. 그렇다면 우연으로 주어진 한 번뿐인 삶에서 우리가 추구할만한 것은 쾌락뿐이다. 


여기서의 '쾌락'은 흔히 말하듯 제멋대로 살자는 뜻이 아니다. 그런 쾌락은 공허하기 때문이다. 앎을 추구하는 소소한 쾌락이야말로 진정 추구할만한 쾌락이라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지 필자는 잘 모르겠다.


--김상욱 교수님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서문 중에서


유독 부음 소식이 많은 요즘입니다. 사람들은 삶이 끝나는 순간, 죽음에 대해 슬퍼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태어나는 순간, 언제가 반드시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우리는 죽음 앞에서 태연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생의 진리를 알고 나면 죽음을 조금 더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엄마한테, 사는 동안 행복하게 사는 것이 죽음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철학이나 물리학이나 양자역학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제가 내린 나름의 결론은 

자연의 리듬에 맞춰 순리대로 사는 것



하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답은 스스로가 적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하여 오늘 아침에 제가 먹고 싶은 체리를 사 먹었습니다. 체리를 먹으면서 최근 부쩍 많은 부음들을 떠 올리며 그리고 아직도 코마 상태에 있는 외삼촌을 생각하면서 엄마를 떠 올렸습니다.


어쩌면 가족들이 엄마를 걱정해서 외삼촌 소식을 쉬! 쉬! 하고 있는 것이 옳은 판단일까? 저는 아니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쩜 외삼촌은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부여잡고 너무도 그리운 큰 누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꼭 한 번은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이 삶이라는 사실을 늘 기억하면서 오늘을 행복하게 사는 것. 그것이 우리가 이 지구라는 별에서 생명체로 또 사람으로 태어난 이유에 충실한 답을 써내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바쁜 업무 끝내고 유아숲지도사 자격증 시험공부 틈틈이 김상욱 교수님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을 행복한 마음으로 정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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