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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컬러는 변한다

오늘의 퍼스널컬러가 내일의 퍼스널컬러와 다르다

by 문하현

직무교육 강의에서 직원들의 힐링(?)을 위해 퍼스널컬러 강의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퍼스널컬러라는 개념을 접하기만 했지 강의를 수강한 적은 처음이었는데 나름 신선한 경험이었다. 강의에서 찾은 나의 퍼스널컬러는 '가을웜톤'이었다.


같은 교육에 참여하는 수강생들 중에서 기존에 퍼스널컬러 강의에 참여하셨던 몇몇 분이 계셨다. 저번에는 여름쿨톤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정반대로 나왔다고 말씀하시면서, 옷과 화장품을 싹 다 바꿔야 되겠다는 우스갯소리를 던지기도 하셨다.


퍼스널컬러를 찾는 과정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니 퍼스널컬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같은 컬러라고 해도 조명이나 분위기, 장소에 따라서 달리 보일 수 있는 것이다. 퍼스널컬러 진단 결과가 정반대로 나온다는 사실은 주변 환경의 요소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리고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퍼스널컬러를 진단하는 사람이 중요시하는 포인트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게 아닐까 싶다. 예컨대 A에게 걸맞은 퍼스널컬러 B가 피부가 혈색이 돌게 만들지만 동시에 본연의 입술색을 죽이게 된다면, 진단자에 따라 B가 퍼스널컬러가 아니라고 진단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퍼스널컬러를 찾아내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퍼스널컬러 또한 유동적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퍼스널리티적인, 즉 나를 돋보이게 하는 색깔은 스스로에 의해서만 규정된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색깔은 기본적으로 외부의 환경에 따라 다르게 지각된다. 색채를 지각하는 과정은 신경심리학적으로 연구되는 만큼 우리의 생각보다 복잡하다. 색채지각의 과정을 과학적으로 풀어내기는 어려우니 단순히 일상적인 상황에만 한정하여 생각해 보면 좋을 듯하다. 어떤 상황에서는 조화롭게 인식되던 색깔이 다른 상황에서는 부조화를 넘어서 부적절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예컨대 블랙 계열의 패션을 맞춰 입어야 하는 상황인데 기존에 고수하던 퍼스널컬러를 내세우게 되면 퍼스널컬러를 적절하게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기 어렵다. ‘퍼스널컬러’라는 것도 주변 환경과 조화로워야 그 진가가 발휘되는 법이다.


우리의 삶은 퍼스널컬러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퍼스널컬러를 찾아낸다고 해도 평생 같은 색깔만 사용할 수 없다. 사람은 목각인형처럼 잘 변하지 않을 것만 같지만, 변화는 어느날 조용히 우리를 찾아온다. 어느 날 문득 내 모습이 어딘가 달라졌다는 느낌이 오는 날이 있지 않던가? 그럴 때 기존에 알았던 퍼스널컬러가 걸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새로운 컬러를 한번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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