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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Q - 전환사채와 오버행 이슈

[재무제표로 배우는 주식사례]

㈜애니플러스의 제3회차 CB(전환사채)는 전환가액 2,692원으로 현재 주가(3,200원)보다 낮아 전환청구로 인한 차액실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당 주식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오면 '오버행'을 우려할 수 있을까요?


전환사채는 사채 발행 회사가 자금을 조달할 때, 해당 금액만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특수부채입니다.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 입장에서 주가가 상승하면 빌려준 돈을 그대로 받기 보다, 주식으로 바꾸어 매각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약간 자금조달이 어려운 코스닥 회사가 자본시장에서 활용하는 자금조달 방법입니다. 


다만 회사도, 돈 빌려주는 채권자도 전환사채에 대해서 안전책으로 전환권의 사용기간과 전환사채를 발행한 회사의 매도청구 콜옵션과 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 풋옵션을 계약 조항에 넣어 둡니다.

콜옵션과 풋옵션은 다소 헷갈리는데 사채가 발행되고, 종료되는 거래기간 전에 계약을 중지시키는 권리입니다. 회사는 콜옵션(사채권을 불러 들이는, 매도청구권)을 통해서 사채금액이 주식으로 전환되는걸 막습니다. 채권자는 풋옵션(사채권을 내려 놓는, 조기상환청구권)을 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보통 2~3년의 기간을 두고 있기에 전환사채에 대한 자세한 계약조건을 알고 싶으면, 발행당시의 공시정보 [주요사항보고서(전환사채권발행결정)]를 찾아 보아야 합니다. 전환사채발행은 반드시 공시하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간략히 주석 사항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질문의 대상인 ㈜애니플러스의 전환사채 관련해 재무제표로 답을 찾아봅니다.


우선 애니플러스의 전환사채 조건 <주석>을 보니 3회차 전환사채 중에 123억 원은 이미 전환되었고, 잔액 중에 80억 원은 애니플러스가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했습니다. 

전환사채 만큼 주식수가 늘어나 지분이 희석되는 걸 막기 위함입니다.
회사의 주가 관리차원이죠.

하지만 아직 남은 47억 원이 있습니다. 가정을 해보면 만약 이 47억 원이 모두 주식으로 전환된다면 약 1,745,000주의 주식이 새롭게 증가합니다. 주식수가 증가한다고 오버행(주식시장에 대량의 매도 물량 대기) 이슈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전환한 뒤 매도를 해야겠죠. 물론 전환사채를 전환한 목적이 사채를 그냥 돌려 받는 것보다 이득이니깐 매도는 예정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식거래 상황을 확인해 봐야 합니다. 

4.22일 기준 애니플러스의 종가는 3,200원이고, 하루 주식 거래량은 100,000 거래대금 3억 원 규모입니다.

그렇다면 3회차 전환사채의 잔액이 모두 전환되어 시장에 나올 경우 충분히 오버행 이슈가 우려됩니다. 기존 투자자들에게 폭탄 물량이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다른 조건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가 어떤지 시장의 단기적 시각 외에 장기적으로 어떤 상황인지도 체크해야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애니플러스가 벌써 5차(최근 발행)에 걸쳐 전환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을 해오고 있습니다. 회사의 재무상황이 어떤지, 자금조달을 위한 전환사채 발행이 혹시 지분구조를 약하게 만드는 건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회사의 의도가 명료해집니다. 

애니플러스는 2023년 1,113억 원의 매출액, 22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합니다. 최근 3년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자금조달에 있어 현재의 부채비율은 97%로 크게 무리가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차례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무얼까요? 그 돈으로 무엇을 하는지가 답이 될 수 있습니다.

2023년 그간 전환사채 등으로 들여 온 돈으로 애니플러스는 <무형자산>과 <종속회사>를 M&A하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재투자로 볼 수 있습니다. 


재투자의 결과를 성공으로 확신할 수 없지만, 기업이 성장을 위해서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다만 애니플러스의 주가는 시가총액 1,400억 원 정도로 변동성이 있는 편입니다. 

전환사채를 통해 자금을 제공한 채권자가 전환권을 실행하는 게 반드시 이익을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번 3회차 전환사채 잔액을 모두 전환하고, 종가 기준으로 매도하면, 약 9억 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 거래량이 작은 애니플러스 주식이 백만 주 이상이 시장에 갑자기 흘러나온다면 주가는 급락할 수밖에 없고, 매도가 쉽지 않다는 건 계산대로 차익을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대로 회사 입장에서 전환사채의 오버행 이슈는 주가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평판을 줄 수 있습니다. 기업가치가의 변동은 상장사가 반드시 신경 쓸 문제입니다. 적당한 선을 지키기 위해서 80억 원의 콜옵션을 행사한 것도 그런 이유로 추측됩니다. 

애니플러스 재무상태를 보면 현금 270억 원과 68억 원 정도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배구조 상의 지분율이 30% 내외 이기 때문에 전환사채 관리가 가능한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자금조달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40422_0002708515&cID=10403&pID=15000

시장 역시 회사에 대한 신뢰가 있어 보입니다. 이번 5회차 전환사채는 리픽싱(전환가격 조정)이 없는 조건으로 120억 원을 자금조달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회사의 미래를 사채권자들이 인정해 줬다고 봐야 합니다. 


3회차 전환사채발행 공시를 보면 '신한금융투자'가 채권자입니다. 전환을 하지만 오버행 이슈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블록딜 등 다양한 방법을 진행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는 특히 전환사채가 발행되는 회사의 투자자는 주의깊게 살펴야 할 사안입니다.   


♣이미지 출처 - 상기 사용한 모든 이미지는 Dart(전자공시시스템), 재무제표 읽는 남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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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olix.com/ch/AWNnQn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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