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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근 김태현 Nov 24. 2017

사표 내고 유럽으로 떠나는 이유

직장인들은 퇴사 후 무엇이 가장 하고 싶을까?
예상하겠지만 대답은 ‘여행’이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이 ‘회사를 그만두면 2주 이상 장기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다’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한다. (*설문조사 :  '김 대리는 왜 직장을 그만두나', <동아일보>, 2014.06.28.)


실제로 회사를 그만두고 장기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 10명 중 9명은 퇴사여행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적지 않은 퇴사자들이 유럽으로 떠난다. 왜 사람들은 퇴사하고 유럽으로 떠날까? 이리저리 살펴본 결과 크게 네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었다.

illust by 최진영

첫째, 시간 부자인 퇴사자에게는 유럽으로의 긴 비행시간도 문제 될 것이 없다! 

흔히들 유럽여행의 시작점으로 정하는 런던까지는 인천 국제공항에서 직항으로 편도 12시간이 걸린다. 왕복으로는 꼬박 하루가 소요될 만큼 멀지만 백수에게는 여행의 설렘을 여유롭게 즐기기에 충분한 시간일 뿐이다.


둘째, 삼면이 바다인 한국과 달리 유럽에서는 짧은 기간 내 여러나라를 쉽게 방문할 수 있다는 엄청난 이점이 있다. 

인기 교통수단인 유레일 기차를 타거나 때론 저가 항공사를 이용하여, 솅겐협정(EU 회원국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국가를 넘나들 수 있게 한 통행 자유화 협약)을 맺은 국가들을 비교적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셋째, 사뭇 다른 건축 양식과 멋진 미술 작품들을 즐기며 낭만적인 여행을 할 수 있다. 

유럽에선 11세기 무렵부터 국제 교역이 활발했고 자연히 다양한 문화가 형성되었다. 유럽 땅이야말로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양식 등을 두루 감상할 수 있는 건축과 문화 박물관인 것이다. 게다가 영국은 주요 미술관이 무료일 만큼 문화적 혜택도 다양하다.


넷째,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퇴사 후에는 행복감과 허전함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일희일비하는 자신을 보며 ‘내가 왜 이러지?’ 하는 퇴사증후군의 시기가 오고야 만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은 그동안 방치했던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일이다. 수동적으로 시간을 보내던 회사에서와 다르게 능동적으로 여행을 즐기게 되는 곳, 그러면서 스스로도 몰랐던 나 자신과 만나게 되는 곳, 그곳이 바로 유럽 아닐까. 그것도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말이다.

illust by 최진영

하지만 반전이 있다. 

앞서 소개한 설문 조사 결과, 실제로 회사를 그만두고 장기 해외여행을 떠난 이들은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는 사실.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했던가. 오늘도 출근하는 직장인들과 자유를 얻은 대가로 소속을 잃은 퇴사자들은 어쩌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책임을 감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렇다 치고 너는 왜 유럽으로 떠나고 싶(었)니?


"또래 친구들이 워킹홀리데이, 어학연수, 해외여행을 할 때, 나는 하루에도 아르바이트를 3개씩 하면서 학비를 벌었어. 학교 졸업하자마자 바로 회사에 취직해서는 사수한테 욕먹어가며 울면서 일했어. 주말에도 출근하고, 명절 때도 일하고, 그렇게 회사에서 20대 청춘을 다 보냈지. 정신 차려보니깐 벌써 서른이 넘었더라. 더 늦기 전에 나 자신을 위로할 때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유럽여행부터 가기로 한 거야." _앞만 보고 달려온 고등학교 동창 B


"한번 가보고 싶었어. ‘유럽의 건축’ 이런 걸 보고 싶었다기보다 그곳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했어. 막상 가니 현지인과 많이 어울릴 기회는 없었지만 그래도 그곳에서 만난 수많은 인연이 유럽여행에 재미를 더했어. 길을 잃고 헤맬 때 도와준 스페인의 가출소녀, 기차에서 만난 일본인 신혼부부 그리고 지금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유럽에서 만난 한국 사람들까지……. 유럽은 놀러 간다기보다는 뭔가 얻으러 가는 곳 같다." _ 신혼남 L


"인터넷에서 한국 회사와 독일 회사 퇴사자를 비교한 재미있는 글을 본 적이 있어. 한국 회사의 경우, 입사 환영식은 엄청 거창하게 2차, 3차 회식까지 하는데, 퇴사는 정말 쥐도 새도 모르게 하잖아. 퇴사 이유가 루머로 떠돌아 안 좋은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거야. 그런데 독일 회사는 퇴사가 결정되면 짧으면 1개월 전, 길면 3개월 전에 퇴사자 명단을 인사팀에서 공유해준대. 다른 직원들이 퇴사자에게 카드나 작은 선물을 준비해줄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더라. 그래서 독일이란 나라에 갑자기 가보고 싶어졌어!"_5년 전 첫 퇴사를 경험한 선배 K


by 김 군

▶<퇴사하고 여행갑니다> 도서 자세히 보기 : http://bit.ly/2j29aML

★ 퇴사 운 카드 시연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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