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영어교실에서는 기똥차게 기발하여 엉뚱하거나 생뚱맞은 대화가, 불쑥 든 길손처럼 불쑥 치고 든다. 마침 딸이 집에서 쉬던 날 오후에, 드디어왔다. 지난 5월에 예약구매해 두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이유, 2022. 9.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 CD가 도착했다. 딸은 화질이 더 좋은 화면을 보려고 달포 전부터,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구입해 놓고 기다려 왔다. 그래 우리 집 거실에서 우린, 따끈따끈한 아이유 CD 세 개에 담긴 세 시간 반의 그, 아름답고 어여쁘고 명랑한 시간을 아이유와 함께 황홀하게 보냈다.
다음 날 영어교실에서 난 자랑했다.
젊은 홍콩커플은 한국을 열 번이나 다녀왔으니 아이유는 물론 소녀시대, 2pm,... , 같은 K- POP 아이돌에 대한 지식이 나를 능가한다. 홍콩으로 K - 아이돌이 공연을 오면, 열일 제치고 맨 앞자리에 예약을 하여 관람하곤 했단다. 그냥, 고마웠다. 그들에게 아이유를 말하자, 나와 영어이름이 동일한 미스터 홍이 두 눈을 개구리눈처럼 툭 튕겨져 나올 듯 부릅뜨며 이렇게 물었다. "아이유가 너네 집에 왔다고?"
얼마나 반가웠으면 그래 물었을까?
전날 나의 텔레비전 화면을 찍은 사진이 적어서 좀 아쉬웠지만, 최대한 소상히, 우리의 국민가수 IU콘서트 사진을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내 가슴이 찰찰 넘칠 듯하던, 수백 개의 드론쇼를 중심으로 설명을 해주었다. 한강의 물이 까맣게 흐르고 하늘 또한 까만 서울 한복판에서, 별빛 같이 반짝, 반짝 거리는 드론쇼는 한마디로 장관이었다. K - 과학이 이루어낸, 빛의 조화로 조합해 낸, 장미와 아이유의 로고를 홍콩커플, 그들에게 보여주니, 풍성한 실황보다 가난한 사진만으로도 그들은 우와, 우와... 라며 감탄을 거듭했다. 또, 고마웠다.
아이유는, 다른 사람들은 드론 쇼를 다 보았는데 자신만 공연에 몰두하느라 직접 볼 수 없었다며, 활짝 웃었다.참 예뻤다. 첫날 딸의 공연을 보신 그녀의 아버지의 말씀은 지극히, 사람의 냄새를 풍겼다. 공감이 되어 나도, 하하하 웃음이 나왔다. "대체 그 많은 드론을 띄우는 데 얼마가 들었냐", 며 물으셨다던 그의 궁금증?나도 궁금하다.
한때, 잠들 때마다 머리맡에 두고 듣다가, 요즘은 나의 핸드폰 컬러링이 된 "무릎"이 자신의 정체성에 가까운 곡이라고, 아이유가 말했다. "무릎" 다음 곡이 "겨울잠"이었는데 리듬이 유사하여 무릎이 계속되는 느낌이었다. 왜 "무릎"이 계속 나오지? 하는데 "무릎"과 "겨울잠"이 한세트라고 아이유가 멘트 했다. 내가 뭐 아이유에 관하여, 꽤 수준 있는 지적영역에 든 것 같아 입꼬리가 슬그머니 올라갔다.
영어교실 30분 휴식 시간 동안, 내가 보여준 사진을 보며 설명을 다 듣고 난 후, 홍의 아내 세라가 이렇게 말하였다. "맞네, 아이유가 너네 집에 왔네". 그래, 우린 다 같이 푸하하하 웃고 영어수업에 돌입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