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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재주를 모방하기

인공지능 길들이기

by 안영회 습작

<포토샵 대신 나노바나나로 갈아타는 첫 발을 떼다>에서 이야기 소재가 되었던 사진을 찍을 때의 에피소드를 글로 씁니다.


페르소나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재주를 모방하기

그 시작은 둘째 아들의 질문이었죠. 플라스틱 공을 굴리는데, 역회전을 주는 탓에 되돌아오는 것에 대해 이유를 물었습니다. 제가 즉답을 못할 때는 성의 없는 답변으로 넘어 갈 우려가 있어서 습관적으로 인공지능을 호출해 왔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에게도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학부모 대상 강의를 했던 일도 있을 정도죠.

아무튼 이번에도 즉답이 불가능해서 퍼플렉시티를 소환한 것이죠.[1] 대답을 보기도 전에 초등학교 2학년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설명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최근에 재밌게 읽고 있는 <찬란한 멸종>의 이야기꾼 이정모 작가가 떠올라서 퍼플렉시티에게 그와 그의 문체를 아는지 확인했습니다. 그러고 난 이후에 다음과 같이 주문했죠.

그렇다면, 당신은 이제부터 이정모 작가가 되어 주세요. 그런 후에 다음 질문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답해 주세요.
"공을 굴렸을 때 앞으로 다가다 특정 시점에서 되돌아오는 이유를 최대한 쉽게 설명해 주세요."

<자신의 역량을 증강시키는 도구를 만들어 온 인류>를 쓸 당시 익힌 페르소나를 활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물은 훌륭하지만 내 용도에 딱 맞추기는 다른 문제

퍼플렉시티가 준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이에게 읽어 보라고 하며 흥미를 유지하는지 관찰했습니다.

다른 방해가 있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아이가 끝까지 읽지 못했습니다.


도식으로 추상화하도록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이번에도 방향을 틀어 보기로 했습니다. 앞선 이정모 작가 페르소나로 생성한 결과를 제시한 뒤에 다음 요구를 추가했습니다.

다음의 설명을 이해한 후에 공과 힘의 관계만 추상화해서 도식으로 그려 주세요.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아 클로드 소넷에게도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림은 둘째 아들에게는 여전히 무리고, 제가 잘 소화하면 큰 아이와 과학적인 수다를 떨 수 있는 대본(?)이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 이야기는 이 연재 밖의 문제라 글은 여기서 마칩니다.


언젠가는 제가 만들어 가는 절차를 직접 그리겠지만, 아직은 영감만 받는 수준에서 지난 글에서 소개한 그림을 다시 소환합니다.


주석

[1] 처음에 사용한 프롬프트입니다.

공을 굴렸을 때 앞으로 다가다 특정 시점에서 되돌아오는 이유를 최대한 쉽게 설명해 주세요.


지난 인공지능 길들이기 연재

(8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8. AI 팟캐스트 생성이라는 구글 노트북LM의 킬러 기능

9. 인공지능 서비스의 일상 쓸모 발견하기

10. AI알못 입장에서 이해한 RAG와 RLHF 효용성

11. 외계 지성의 위한 인공 윤리 준수와 통제의 필요성

12. 인공지능을 공동지능으로 길들이는 네 가지 원칙

13. 자신의 역량을 증강시키는 도구를 만들어 온 인류

14. 데이터 인터페이스로서 LLM이 갖는 중요한 역할

15. 인공지능이 그린 자아 이미지 그리고 다이어그램

16. AI는 저장된 기억을 검색하지 않고 패턴에 의존한다

17.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핵심은 정보의 조합과 응용 과정

18. AI의 환각을 일종의 수평적 사고로 보자

19. AI 환각과 확률론적 모델링의 근본적인 한계

20. 인공지능은 언어적 일관성에 의존하는 새로운 지능이다

21. 모든 브레인스토밍은 항상 AI를 활용한다

22.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은 먼저 온 미래였다

23. 포토샵 대신 나노바나나로 갈아타는 첫 발을 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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