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ibong cc / 말레이시아 조호
세니봉 cc 18번 홀.
공을 칠 욕심에 앞팀이 그린에서 나가기만 눈 빠지게 보다가 고개를 돌리니까 페어웨이에 던져둔 헤드커버가 눈에 들어온다. 내가 쓰는 클럽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클릭 몇 번이면 누구나 살 수 있는 흔한 거다. 남들과 똑같아 보이는 게 싫어서 원래 클럽을 사면 따라 나오는 헤드커버 대신에 뜨개질로 된 커버를 씌우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의 대사가 쓰여있는 뱃지도 달았다.
하지만, 대량 생산과 소비의 시대에 어느 물건도 특별하지 않다. 아무리 고르고 골라서 산 물건이라도 몇 안 되는 선택지에서 고른 것이고, 누군가는 내가 가진 것과 같은 것을 나와 비슷한 방식으로 사용한다.
그래도 어떤 것은 특별하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물건이라서가 아니라, 나와 관계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