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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을보라니까 Nov 10. 2023

#18.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김정선 / 유유

책의 부제가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인 만큼, 교정부호거나 문장부호일 것으로 짐작되는 기호들이 표지를 채우고 있다. 그런데 대여섯 종류 중에서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다. 궁금하다. 어떤 용도인지. 하지만 책을 뒤적여봐도 내가 모르는 부호들에 대한 설명이 없다. 짧게라도 설명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눈길을 끌고 흥미를 유발했으니, 표지는 자신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매일 말을 하고 뭔가를 쓰지만 제대로 된 문장을 글로 쓰는 일은 드물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성인들은 거의 대부분 그럴 거라 짐작된다. 쓰는 것의 대부분이 일과 관련된 것이니까 무조건 짧고 간단하게, 그래서 문장이 아니라 단어의 나열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책이 재미있고 또한 유용하다.


"적.의를 보이는 것들"부터 시작해서 많이 배웠고, 내가 이해한 대로 고쳐보려 노력했다. 그래서인지 내가 쓰는 문장이 예전보다는 나아졌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어렵다. 깔끔하게 쓰는 게 어렵고, 내가 쓰는 문장이 문법에 맞는지 자신 없어 부끄럽고 어렵다.


한편으로는 글이 개성을 잃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말은 목소리나 억양, 빠르기, 습관 등등 말하는 사람의 특징이 있어서 말은 곧 그 사람의 개성이리 여겨지고, 특정한 직업군에 속하거나 알아듣기 힘들 정도가 아니면 그 사람의 말투를 굳이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글은 왜 그런 개성을 인정하는데 야박할까. 굽고 휜 것을 두들겨 펴서 올곧게 만들어서 다들 비슷비슷하게 쓰도록 하는 게 꼭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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