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비가 오네요.
비 내리는 날이 싫다던 당신.
그래설까요?
이렇게 비가 쏟아져내리면 창가에 서서 미간을 찡그리던 당신이 생각나 하염없이 창가에 서서 유리창을 바라보게 돼요.
창문으로 비치던 그 모습.
얼마나 개구쟁이 같던지 …
당신은 모르시죠?
전 그 아기 같은 모습이 보기 좋아 비 오는 날을 참 좋아했어요.
한 번은 폭우 속에 당신이 절 마중 나온 적이 있었어요. 그날은 정말 놀랐죠. 빗방울 하나라도 옷에 떨어지면 난리부르스를 치는 사람이 그 빗속을 뚫고 우산보이를 하겠다고 우비 입고 장화 신고 완전 무장한 채로 가로등 아래 서있었으니깐요. 그날 놀란 토끼눈으로 제가 물었죠.
"어쩐 일로 이 폭우에 마중 나왔어요?"
당신은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살인사건이 났대. 이 동네에서~"
저는 심각한 얼굴로 물었죠.
"진짜요? 범인은 잡혔대요? 이 동네 골목이 어둡긴 하죠."
당신은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어요.
"아니. 18년이나 지났는데 아직 잡히지 않았대."
싱거운 사람. 그냥 걱정돼서 데리러 왔다고 하면 누가 뭐라 하나. 당신은 그런 다정함이 있었어요. 싫은 일도 절 위해서라면 마다하지 않았죠. 당신의 그 사랑이 항상 그리워요. 언제 다시 느껴볼까요? 그 사랑을…
-S가-
가슴에 내리는 비 (윤보영 )-中
비가 내립니다.
빗줄기 이어 매고
그네 타듯 출렁이는 그리움
창밖을 보며
그대 생각하는 아침입니다.
내리는 비는
우산으로 마저 가릴 수 있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은
막을 수가 없군요.
폭우로 쏟아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