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대만 디저트

by 티아

대만 디저트 하면 파인애플잼이 들어간 펑리수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대만에는 펑리수 말고도 유명한 과자와 디저트가 많다. 오리알 노른자가 통째로 들어가는 단황수(蛋黃酥), 기름에 튀긴 면을 물엿으로 굳혀 네모나게 자른 사치마(沙琪瑪), 그리고 대만 사람들이 마카롱이라 부르는 대만 마카롱(馬卡龍)이라는 것도 있다. (대만 마카롱은 겉보기엔 마카롱과 비슷하지만 마카롱처럼 단단하거나 달지 않고 부드러운 붓세나 다쿠아즈에 맛이 더 가깝다.)


대만의 특정 지역에서 유명한 과자도 있다. 예를 들어 화롄에서는 모찌와 비슷한 마슈(麻糬)가 유명하고, 타이중에서는 레몬 모양 케이크인 닝멍딴까오(檸檬蛋糕, 레몬케이크)와 둥글넓적한 페이스트리 빵에 꿀이 들어가는 타이양삥(太陽餅, 태양병)이 유명하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대만에서는 쉽게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다. 화롄 시내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커다란 마슈 가게들이 줄 지어 서 있고, 타이중에서도 거의 모든 제과점에서 닝멍딴까오를 팔고 있다. 단황수와 대만 마카롱도 보통 빵집에 다 있고 사치마는 까르푸에 가면 브랜드별로 구할 수 있다.


타이중의 명물, 닝멍딴까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자면, 닝멍딴까오는 1929년 문을 연 오래된 과자점 일복당(一福堂)에서 처음 개발한 디저트이다. 1960년대 대만 경제가 한창 부흥하던 시기에 사람들은 이국적인 디저트를 맛보고 싶어 했는데 일복당이 그 니즈에 맞춰 1964년 처음 닝멍딴까오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이미 출시 당시부터 반응이 좋았던 닝멍딴까오는 60년 가까이 지난 지금 타이중 대표 디저트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 보니 타이중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타이중 기차역 근처에 위치한 일복당 본점에서 닝멍딴까오를 사 간다. 나도 그곳에서 처음 닝멍딴까오를 맛봤다. 상큼한 노란색 포장지 속에 든 닝멍딴까오를 한 입 베어 무니 반지르르한 레몬 코팅이 바사삭 부서지면서 입 안으로 폭신한 빵이 들어왔다. 달콤한 빵에 상큼한 레몬이 더해지니 이것은 완벽한 조화였다. 펑리수는 자주 먹기엔 묵직한 느낌이 있어서 잘 생각이 안 났는데, 닝멍딴까오는 커피와 함께 먹기에 좋아서 종종 사 먹었다.


여러 가게에서 닝멍딴까오를 먹어본 결과, 가장 맛있었던 곳은 FM STATION의 닝멍딴까오였다. FM STATION은 타이중에 체인점을 몇 군데 두고 있는 파란색 간판의 제과점이다. 펑리수는 브랜드마다 맛이 달라서 블로그에 한창 비교하는 포스트들이 올라오곤 했었지만, 닝멍딴까오는 일복당이나 동네 빵집이나 맛의 차이가 크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FM STATION라고 해서 맛이 특별히 다르진 않지만, 더 맛있다고 느꼈던 부분은 레몬 코팅 아래의 빵이었다. 다른 제과점이 카스텔라 같다면 여긴 촉촉한 치즈 케이크 같았다.


워킹홀리데이 생활 막바지에 한국 친구들과 펑리수와 타이양삥을 만드는 체험을 했다. 타이양삥은 그때 처음 맛보았는데 하늘거리는 페이스트리 안에 얌전하게 든 꿀의 조화가 마치 큰 뜻을 품은 선비 같았다. 지구에선 낮에는 해가 뜨고 밤에는 달이 뜨니까 언젠간 위에삥(月餅, 월병)만큼이나 타이양삥도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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