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박한얼 Haneol Park Dec 29. 2021
옛날에는 시어머니 시아버지 속옷도
다 며느리가 빨았어.
근데 신세대에 들어서서는
시어머니가 자기들 속옷은 자기가 빨어
며느리가 그걸 빨게 못한다는 거야.
다 각자 자기 할 일은 자기가 하자 이거야.
근데 그러다가 시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셨어
그럼 시아버지가 혼자 얼마나 곤란하겠냐.
며느리는 제가 어떻게 아버님 속옷을 널어요! 하는데
얼마나 마음적으로 멀리 있는지가 드러나는 거지
며느리가 먼저 "아유 걱정 마세요 거기 두시면 제가 빨아드릴게요" 하면 참 간단히 해결될 일인데
그게 그렇게 안 되지
마음을 안 터 서로.
그러니까 혼자 남은 시아버지는 곤란하지
자기 아버지라면 그렇게 하겠어?
딸이니까 아무 거리낌 없이 해줄 거 아니야
그래서 요양원 가는 수밖에 더 있어.
요양원이 옛날에 고려장 같은 거야
나라가 먹고살기 힘든데
환갑 넘은 노인들은 일도 못하고 쓸모없으니까
옛날에 그냥 가둬놓으라고 만든 곳이야
거기서 죽으라고.
그게 국가에서 법으로 재정해서 만든 곳이었어
멀쩡한 엄마 아빠를 거기에 가둬두고 굶어 죽게 둘 수가 없으니까
어떤 효자는 매일 먹을 걸 갖다 주기도 했었대, 그쪽으로.
나라가 얼마나 못살았으면 노인들을 갖다가 산속에다 고려장을 시키냐고
지금 요양원이 그거랑 똑같다고
그냥 돈 내고 부모님 보내면 거기서 죽는 거야
게다가 돈 내는 양에 따라 계급이 나뉘어
60만 원 내는 사람하고 100만 원 내는 사람하고 300만 원 내는 사람하고 대우가 달라.
나이 들어서 돈이 없으면 폐물이라는 거야 그래서
늙어서 돈 없으면 천덕꾸러기여. 가야 돼 그냥.
한 3억 맡겨놓으면 호텔식으로 대우를 해준다니까?
웃기지 않어?
그러니까 돈의 세상이야 지금은...
그래도 결국 돈 있는 놈은 있는 대로
없는 놈은 없는 대로
거기서 살다가 그냥 가는 거여
그래서 요양원이 고려장이라는 거야.
돈 없는 노인들이 그걸 생각을 하고 가냐?
그냥 자식들이 가라니까 거기가 좋은 줄 알고 가는 거지.
아무것도 모르고 가는 거야.
그니까 내가 볼 때는 참 한심스러운 거야.
근데 혼자 남은 시아버지가 머리가 조금 있다면
그렇게 곤란할 것도 없이
그냥 세탁기에 벗어서 먼저 집어넣어 놓으면 되잖아?
그럼 누군가가 알아서 널 수밖에 더 있겠어?
근데 옛날 사람들은 그걸 생각을 못한다고
내가 이걸 벗어놓으면 며느리가 빨아줘야 하는데 어떡하지 하고만 있는 거야.
지혜로우면 그냥 서로 편하게 피해 갈 수 있는 걸 그렇게 고민을 해
빤스 하나 가지고도 그렇게 어렵게 해
그 속옷 빠는 거 사소하고 별 거 아닌 거 같아 보이지만
거기서 그 미묘한 심리가 다 드러나는 거야.
그래서 요양원 갈 수밖에 더 있겠냐고.
내가 너네 엄마 시집살이할 때 같이 살아봤지만
얼마나 불편한지 몰라
며느리가 있으니까 자다 일어나 물 먹으러 갈래도 도둑고양이처럼 가야 되고
맨날 긴바지 입고 있어야 되고
내가 그렇게 불편한데 며느린 얼마나 불편했겠냐고 그 좁은 공간에서
지금은 그렇게 사는 사람이 어딨냐
결혼식만 끝나도 바로 살림 차려서 나가버리잖아
옛날에는 며느리를 길들인다고 해가지고
최소한 1년 많게는 3년까지 꼭 모시고 살아야 했어
그게 옛날 사람들의 며느리 교육 방침이었는데
어느 시점에 와서 이게 다 소용없는 짓이다 해서
아예 결혼식을 할 때 따로 집을 구해서 출가시키는 거야
지금은 아들 낳아봤자 딸한테 뺏기는 거야
옛날엔 아들 낳으면 식구를 데려온다고 해서 사람들이 좋아했어
지금은 아들을 뺏기는 거여
시대가 그래.
완전히 반대가 되어버린 거여
옛날엔 결혼시키면 며느리도 식구로 데려오고 좋지
좀 있다가 시집살이 고생했다 이제 나가라 하고 보내주는 건데
지금은 일찌감치 내보내버렸잖아.
시대의 변천과정이야 그게
아예 최근엔 또 나가 살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들잖아.
그래서 부모님 집에 들어와서 같이 살아 또
다시 모습이 뒤바뀐 거야.
재밌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