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시절

by 박한얼 Haneol Park


뭐 중년시절이야

결혼해가지고 애들 먹여 살리느라고 세월 보냈지

회사 생활하고 택시 사업하고

애들 크는 동안에 그거밖에 없지 뭐


그때 나 3,40대 때니까

먹고 살기 급급했

내 집 마련하는 게 급했으니까

집 한 채도 사고

택시 해가지고 집 사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할아버지가 서울에서 너네 아빠 기르면서 고생 절대 안 시켰어

학교도 제대로 다 보내고

지들이 공부를 안 해서 그렇지

난 그렇게 열심히 살았어


너 아버지 너 작은 아빠 교육시키는 동안에야

정신없이 살았지


근데 나이 좀 드니까 이제 올라가야겠다 싶어서

서울에서 시골로 다시 올라오니까

너 할머니는 죽어도 시골 못 올라간다고 그러고

그래서 서울에 너 할머니 집 한 채 해주고 그랬지

근데 이런 얘기하면 너 아빠는

내가 멋대로 살았다 그래

다들 나 시골 가는 거 반대했었거든

근데 난 내가 잘했다고 생각해

내가 나이 들어서 서울 살면 그거 뭐 하게


살기 좋아지니까 할머니 가버리고

뭐 할 게 없는 거지 이제

이러고 살다 가면 되지

집도 꾸미고 나 하고 싶은 거 해보고 가야지

후회 없이 살 거여 나는 그렇게

죽을 때 이걸 싸들고 갈 거야 뭐 할 거야

아들들이 가져가든 하겠지

내 있는 돈 내가 있는 대로 쓰다가

모자라면 새끼들한테 손 벌릴 텐데

손 벌린다고 줄 새끼들이 있냐 이거지

그래서 나이 들 때까지 돈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야

젊어서 정신 차리고 살고,

나이들 수록 손 벌리고 살지 않을 재력을 가져야 한다는 거를

할아버지는 주장을 하는 거여

그래야 자식들도 걱정 안 시키고

내 주장대로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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