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의 이야기

by 박한얼 Haneol Park


안녕하세요


저는 순천 박씨 23대손 박노근의 손자 박한얼입니다.

태종에게 사육신으로 3대가 죽임을 당한 충신 박팽년 조상님께서 피를 이어주신 후손입니다.


저희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먼저 여의고

혼자서 많이 외로우셨나 봐요...

저에게 전화해서 와주면 안 되겠냐고

너무 힘들다고 하셔서

깜짝 놀라 급히 시골에 왔습니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몸이 안 따라주니까 외로움이 더 심해지셨었대요.

정신은 멀쩡한데 육체가 따라주질 못해서

그것뿐이라며 씁쓸해하시네요.


음...

할아버지의 인생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적어

브런치북으로 발간해보려고 합니다.

할아버지가 전부터 자신의 인생사를 한 번 책으로 남겨보고 싶다고 말씀하셨었는데

소소하게나마 그 소망을 이뤄드릴 수 있는 방법이 되어줄 것 같아서요.


저녁 8시부터 새벽 5시까지 9시간 동안 입이 마르지도 않으시는지

술 한 잔 걸치시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한 때는 잘 나가는 사업가였으나 이젠 사회적 약자가 되어버린 우리 할아버지의 인생사가 어쩌면 시시콜콜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들여다보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배울 점이 많습니다.

80년의 시간이라는 게 그만큼 가볍지만은 않은 거겠죠?


할아버지는

"어머니,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참 많은데 아버지, 할아버지 이야기는 없더라? 네가 할아버지 이야기로 노래를 한 번 좀 써 봐라" 하셨습니다.

그래도 제가 또 나름 싱어송라이터니까,

할아버지의 '한'을 주제로 해서 곡을 써 기타 치며 한 소절 들려드렸더니 눈물을 멈추지 못하셨어요.

그렇게 마음이 약해진 할아버지는 처음 본 것 같아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옮겨 적다 보니

마치 영화 대사 같은 말도 많았어요.

이걸 소재로 독립 영화를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무심하게 툭툭 내던지는데 재밌기도 하고,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묘한 대사들 있잖아요.


이 브런치북을 읽어주실 독자분들께서도 제가 글로 옮기면서 느꼈던 한 노인의 삶에서 엿볼 수 있는 교훈들을 똑같이 느껴주신다면 좋겠어요.


다만 미리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저희 할아버지의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 해석을 있는 그대로 옮겨 적었기 때문에, 간혹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ㅜㅜ)

저의 의견도 일절 끼워 넣지 않으려고 해요, 감상은 각자에게 맡기려구요.


감사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