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가 무서워 미루기만 했던 나
백수 인생 6개월 차.
퇴사하자마자 국취제를 바로 신청했다면 벌써 끝났을 시기다.
하지만 나는 ‘일단 쉬자’는 마음을 앞세워, 무엇이 되었든 본격적인 것들을 다 미뤄왔다.
그렇게 계절이 두 번 바뀌었다. 통장 잔고도 비워져 가고,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하는 불안이 자랐다. 어느새 어떤 방향성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그러던 중 ‘청년수당’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다.
한 친구가 ‘청년수당’에 대해 이야기해 주며, 그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줬다. 그리고 동시에, 두 가지 고민이 생겼다.
첫 번째,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 고민의 이유는 ‘변수가 생길까 봐’였다.
앞으로 뭘 하게 될지도 모르는데, 이 제도를 신청했다가 계획에 없던 일이 발생하면 골치 아플 것 같았다.
그 고민을 다른 친구에게 말했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게 재미야. 변수가 없으면 따분해. 머리가 아프지만, 해결해 나가는 재미가 있어!”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다. 그러고 나서 한 가지를 깨달았다.
나는 변수를 피하는 사람이었다.
예전에는 즉흥적인 여행도 잘 떠났고, 계획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게 낭만 같았는데. 요즘은 작은 일정만 틀어져도 당황하고, 뭐라도 정해진 게 없으면 불안했다.
변수가 생기면 스트레스를 받고, 스트레스는 피하고 싶으니까. 무의식적으로 피하는 게 내 방식이 되어 있었다.
불확실성 앞에서 내 마음은 생각보다 많이 약해져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조금씩 변수를 즐겨보기로 했다.
그것도 하나의 성장이라 믿기로 했다.
두 번째, 청년수당을 할 것인가 국취제를 할 것인가.
두 제도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다가, 나는 청년수당을 선택했다.
국취제는 구직활동을 증명해야 한다. 반면 청년수당은 내가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그 과정을 공유한다.
청년수당은 신청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만약 떨어지면 그때 국취제를 신청할 수 있다. 그래서 우선 청년수당부터 도전하기로 했다.
물론 사용처가 제한적이라 점도 고민이긴 했지만, 결국 중요한 건 “어떻게 쓸 것인가”였다. 내가 계획을 세우고, 그 취지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그게 내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았다.
결정적인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나는 지금 취업을 하고 싶지 않다.
국취제는 취업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일자리’가 아닌 ‘방향’을 정리하고, 나 자신의 능력을 기르고 싶은 사람이다. 청년수당은 그 시간을 허락해 준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청년수당을 신청하는 게 맞다고 결정했다.
이후 청년수당 참여 기간 동안의 성장 목표와 계획을 글로 정리했다.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에 대해서. 글로 적어보니 구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마음도 다 잡혔다.
오늘의 결론.
변수가 무섭지만, 변화를 즐겨보자.
변수를 피하기보단, 만들어보자.
그래야 이 백수 생활이 재미있어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