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치지 않는 삶의 지혜

6장. 원칙의 힘: 항괘(恒卦)

by 최동철

3부: 흔들리는 세상에서 중심 잡기

우리는 예측이 어려운 변화 속에서 살아갑니다. 어제 옳았다고 오늘은 옳지 않을 수 있고, 어제의 성공 방식이 내일은 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흔들리는 세상에서 우리의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단순히 중간을 지키는 소극적인 태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주역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때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진정한 중용임을 강조합니다.



6장. 원칙의 힘: 항괘(恒卦)


항괘(恒卦)는 주역 64괘 중 32번째 괘로, '항상성(恒)'을 의미합니다. 위에는 천둥(震)이 아래에는 바람(巽)이 있는 형상입니다. 천둥은 움직이고 바람은 불지만, 이 둘은 서로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 받으며 순환합니다. 이는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도 변치 않는 원칙과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상징합니다. 현대 사회는 '빨리빨리'와 '변화'를 미덕으로 여깁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유행에 맞춰 자신을 바꾸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압박감에 시달립니다. 하지만 쉼 없이 변화만을 추구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삶의 가치나 원칙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마치 닻 없이 항해하는 배처럼, 잠시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지만 결국 표류하게 되는 것입니다. 항괘가 말하는 '항상성'은 고집스럽게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아는 지혜입니다. 괘사(卦辭)는 "항(恒), 형통하고, 허물이 없다. 이롭고 올바르니(利貞), 이롭게 나아갈 바가 있다(利有攸往)"라고 말합니다. 이는 변하지 않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그 원칙 안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진취적인 태도가 길함을 의미합니다.


삶의 '루틴'과 '원칙'은 우리를 흔들림 없이 지탱해주는 닻과 같습니다.

- 매일의 루틴: 꾸준한 독서, 운동, 명상과 같은 작은 루틴은 변화무쌍한 외부 환경 속에서도 우리의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아줍니다.

- 삶의 원칙: '정직하게 살기', '타인 존중하기',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기'와 같은 나만의 원칙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때 나의 지침 역할을 합니다.


'시중(時中)'은 단순히 '중용'을 지키는 것을 넘어, '때(時)'라는 맥락을 고려하여 가장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개념은 『주역』의 핵심 철학에서 비롯됩니다. 『주역』은 세상의 모든 현상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같은 괘라도 어떤 '때'에 놓여 있는지에 따라 해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시중'은 바로 이러한 변화의 시간성 속에서 중용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입니다.


"日月得天而能久照, 四時變化而能久成"는 뇌풍항(雷風恒) 괘사에서 나옵니다. "해와 달은 하늘의 이치로오래도록 빛을 발하고, 사계절은 변화함으로 오래도록 만물을 이룬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만물이 변화하면서도 끊임없이 일정한 법칙과 질서에 따라 지속됨을 나타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시중'은 '변화하는 시기(時)'와 '가장 올바른 길(中)'이 결합된 개념입니다. 고정된 정답이 아니라, 매 순간의 맥락을 깊이 이해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삶의 태도를 뜻하는 것입니다. 항괘가 제시하는 '변치 않는 원칙'은 바로 이 '시중'의 지혜를 발현하기 위한 단단한 뿌리가 되는 셈입니다. 이 장에서는 '시중(時中)'의 개념을 처음 도입합니다. 시중은 '때에 맞는 중용'을 의미하며, 고정된 답이 아니라 매 순간 가장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내는 역동적인 지혜를 뜻합니다. 항괘는 바로 이 시중의 지혜를 발휘하여, 세상의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원칙을 지키며 꾸준히 나아가는 삶의 태도를 가르쳐줍니다. 변하지 않는 것을 통해 변화에 대처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항괘가 제시하는 흔들리지 않는 중용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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