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de Jan 29. 2022

나의 이혼 이야기

-프롤로그- 인생 쉬운 것 없네

 이혼이 하고 싶었다. 결혼 14년 차. 결혼 전 8년이란 연애 기간. 도합 22년 차. 이혼할 때 내 나이가 41살이었으니 짧지도 길지도 않은 내 인생에 그 사람 없이 산 세월보다 그 사람과 함께 한 세월이 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혼을 결심했다. 우리 생활은 총체적 난국이었지만 남들이 볼 때는 나쁘지 않았다. 그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대학을 나와 대학원까지 나온 "인재"였다. 사회에 나와서는 외국계 회사를 비롯해서 맘만 먹으면 어떤 대기업으로든 이직을 했고 직장에 다니는 동안에도 여기저기 외국계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올 만큼 많은 사람이 탐내는 능력자였다. 나는 그런 그 사람이 자랑스러웠고 한 때는 그럼 책을 내 볼 까까지 생각했다. 내가 생각한 책 제목은 바로 - 지금 생각하면 역겹고 부끄럽지만 - “내 미래를 키울 수 없다면 남편의 미래를 키워라”였다. 그만큼 난 그 사람의 성공에 자부심이 있었고 자신이 있었다. 또한 경단녀인 내가 최고의 선택을 했다고 자신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그 일을 통해 난 이혼을 결심했고 그 일에서 내린 결론은 그 사람에게서 “우리의 미래”를 볼 수 없음과 “나의 존재”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내가 위에서 말한 책은 출판할 수도 출판될 수도 없는 나만의 착각이라고 큰 외침으로 내 가슴에 박혔다. 


 작년 조금은 쌀쌀했던 4월 우린 이혼했다. 그 사람은 이혼하고 바로 다음날 이혼 서류를 구청에 냈고 법적으로 남남이 되었다. 지지난 주 즈음. 밤에 그 사람이 전화가 왔다. 자기 3월에 결혼한다고. 일 년 안 되는 시간. 난 너를 너무 몰랐구나. 앞으로 이 일들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내가 바랬던 이혼. 그런데 왜 나만 이렇게 힘들고 미치도록 분해야 하는 건지. 그리고 상실과 아픔에 대해 어떻게 준비하고 다시 일어서야 하는지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