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디즈니 물가 방어전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비싸다

비단 홍콩 뿐 아니라, 전 세계 디즈니랜드의 물가는 비싸기로 악명이 높다. 전 세계의 다른 디즈니랜드들에 비해볼 때, 홍콩 디즈니의 물가 정도면 합리적이라는 평을 받긴 한다. 그러나 보통의 유리지갑 부모들로서는 홍콩 디즈니의 물가도 충분히 부담스럽다. 500ml 냉수 한 병에 오천 원 돈, 버거세트는 거의 삼만 원, 인형이라도 하나 사주려고 보면 오만 원 돈 한다. 디즈니 물가 비싼 건 전 세계 부모들이 공감하는 사안인지, 유튜브에는 디즈니 식비 아끼기 팁 같은 영상들이 넘쳐난다. 어떻게 하면 홍콩 디즈니의 고물가를 뚫고 가성비와 가심비를 지켜낼 수 있을까. 경험에서 벼려낸 고물가 방어비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아이와 미리 약속하자.

나는 디즈니에 가기 전부터 아이와 미리 예산과 일정을 어느 정도 공유하고 약속을 하고 간다. 특히 식사와 기념품 구입 부분에 있어서 미리 기준을 세우고 간다. 예를 들면 "첫날 조식은 숙소에서 햇반과 반찬으로 먹을 거고, 점심은 샌드위치 싸간 걸로 먹을 거야. 저녁은 파크에서 사 먹을 건데 모아나 레스토랑이나 아이언 맨 버거 중에 골라봐. 간식은 엄마가 싸간 거랑 파크에서 아이스크림이나 팝콘 중 하나 사 줄 테니 네가 봐서 결정해."정도로 미리 식비 예산을 알려준다.

기념품의 경우는 디즈니 여행 이틀을 통틀어서 한 개의 기념품(5만 원 이하)을 사주는 것이 꼬마쥐와 시골쥐 간의 약속이다. 그 이상 무엇을 사고 싶다면 꼬마쥐가 용돈을 모아 사면된다. 꼬마쥐는 디즈니 여행이 잡히면 수개월동안 각종 용돈을 모으기 시작해서 10만 원 정도를 모아 내게 건네며 환전을 부탁해서 자기가 꼭 사고 싶은 물건들이나 친구들에게 주고 싶은 선물 등을 사곤 했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 이런 방식의 추상적인 약속과 합의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실물 티켓을 만들어서 주어도 좋다. 교환 티켓을 만들어 아이에게 주고, 파크 내에서 간식을 먹거나 장난감을 사고 싶을 때 티켓을 내면 부모가 사주는 방식이다. 내 손에 간식 티켓이 남아있지 않다면 더 이상 간식을 사 먹을 수는 없다. 어린아이도 티켓 방식은 이해하기 쉽고 자신의 선택으로 티켓을 사용하는 것이기에 무작정 떼를 쓰지도 않기에 유용하다.




2. 식사 바우처를 구입해야 할까?

디즈니 공홈이나 클룩 같은 사이트에서 160 HKD 이하의 식사 한 번과 스낵 하나를 사 먹을 수 있는 2in1 쿠폰을 35000원, 점심 및 저녁 두 끼와 스낵 하나 3in1바우처는 55000원 정도에 판매한다. 키즈밀 식사세트 바우처도 있긴 한데, 디즈니의 키즈밀은 (도대체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인류애가 사라지는 맛과 구성이기 때문에 부모의 음식을 나눠주든, 아니면 일반 어른 식사를 하나 더 사는 게 낫다. 식사 바우처는 3in1보다는 2in1 바우처를 추천하고 싶다. 3in1 바우처는 할인율이 더 높지만, 첫 번째 식사를 4시 이전에, 두 번째 식사는 4시 이후에 쓸 수 있는 등 사용시간에 제약이 있어서 잘 계획하고 사용해야 한다.




3. 한국의 당근마켓에서 미리 사가자.

모든 디즈니랜드의 첫 공간은 메인스트리트인데, 길 양쪽으로 기념품 샵이 늘어서있다.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각종 미키 귀 모양의 이어밴드, 디즈니 셔츠, 코스튬 등을 살 수 있다. 모처럼 테마파크에 왔으니 테마에 맞춘 소품으로 꾸미고 의상을 입으면 더 신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예상하듯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이어밴드나 모자의 경우 3~4만 원을 생각해야 하고 티셔츠의 경우도 5~6만 원은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나의 경우는 당근을 잘 활용하는 편이다. 파크에 가기 전 한두 달 전부터 당근에 "디즈니 머리띠"같은 키워드를 등록해 두면 보통 만원 전후로 올라온다. 사실 미키 귀가 달린 이어밴드나 모자 같은 걸 디즈니파크 밖에서 성인이 하고 다니기는 쉽지 않잖은가. 기념품으로 보관만 하다 결국 당근행으로 끝나는 것이다. 그렇게 올라온 것들을 아이와 함께 살피며 아이가 갖고 싶은 물건이 나오면 미리 사서 간다. 디즈니로 인해 상처받은 나의 통장에 작은 반창고 하나 붙일 수 있다.




4. 시티게이트로 탈출하라

시티게이트 몰은 디즈니 리조트에서 세 정거장 거리에 위치한 대형 아웃렛이다. 지하철을 한 번 갈아타고 가거면 30분 정도 걸리고, 편도 3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택시를 타면 10분이면 도착한다(택시는 우버가 더 싸다). 시티게이트 아웃렛에는 각종 브랜드 아웃렛도 입점해 있어 쇼핑하기에도 좋다. 공항 가기 전 들러서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브랜드나, 명품 브랜드들에서 쇼핑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나는 보통 식량수급을 위해 들리곤 했다. 다음의 장소들을 추천한다.

Taste 마트: 여기서 물, 음료수, 컵라면, 과일 등 간식이나 식사거리를 털어오자. 테이스트 마트에서는 각종 도시락, 샌드위치, 과자, 심지어 신라면 컵도 구할 수 있다.

맛집: 나간 김에 한 끼 식사를 하고 와도 좋다. 모처럼 미식의 도시 홍콩까지 갔는데, 딤섬이라도 한 번 먹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디즈니 리조트 내의 레스토랑에서 캐릭터 딤섬을 즐길 수도 있긴 한데, 후기들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시티게이트 아웃렛에는 크리스털 제이드, 딤섬 다이네스티 등 유명 딤섬집들이 아웃렛에 입점해 있다. 콘지와 창펀으로 유명한 체인점 정두(正斗, Tasty Congee and Noodle Wanton Shop)도 있으니 참고하자. 에그타르트로 유명한 홍콩 본토의 베이커 하우스는 대기줄로 악명이 높지만, 퉁청역의 베이커 하우스는 대기 없이 구매 가능하다. 파삭한 페이스츄리 안에 들어간 따끈 달콤한 에그타르트를 즐기자!

hana musubi와 맥도널드: 시골쥐의 유리지갑 수호자들이다. 하나무스비는 각종 삼각김밥을 판매한다. 라면과 먹거나 점심이나 간식으로 먹을 삼각김밥들을 사 오기 좋다. 맥도널드는 아이들에게 익숙한 한 끼를 가성비 있게 즐기기 좋다. 홍콩 한정 메뉴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디즈니 아웃렛: 시티게이트에 작지만 알찬 디즈니 아웃렛이 입점해 있다. 이곳에서는 1+1, 2+1, 혹은 25%~75% 정도의 큰 할인율로 디즈니 굿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사실 이곳에서 판매하는 할인품목들이 어차피 파크 안에서도 동일하게 할인하는 품목들이긴 한데, 파크 내에서는 각 기념품 샵마다 판매하는 품목들이 다르기에 시티게이트에 간다면 할인품목들을 한눈에 살펴보는 것도 좋다. 75% 할인하는 품목들은 비교적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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