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씨네가족 Nov 02. 2019

킨폭?

어떻게 이 종이 책 한 권이 이런 영향을 나에게 끼칠 수 있는지..


킨폭이 유행한 건 불과 1~2년 전이였던 것 같다. 나는 늘 그렇듯이 늦게 접하게 돼서 감사하게도 일곱 권 세트 할인이라는 특권을 누리게 되어서 기쁘게 구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감성, 감성, 감성놀이 쪽으로 향해 자신을 몰고 가고 빠져들고 그곳에서 헤어 나오지 않도록 자신을 가두고 싶어 하기까지 하는 것 같다. 


아마 이 진폭을 구입함으로써 킨폭문화의 감성 속으로 빠져드는 사람은 몇몇이나 있을까? 그리고 방대한 사진량만큼 깨알만 한 저술들을 읽는 이들은 또 얼마나 있을까?


몇 주 전 일과 관련 찾아되어 갔던 어느 공방에서 일인데

작업 테이블에 작품을 찍기 위해 주변의 어지럽힘 들을 대충 치우고 작품 하나로는 빛이 나지 않아  킨폭을 옆에 툭! 던져 놓고 찍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저 소품이 되는 불짱한 킨포키...ㅋㅋㅋㅋ


나는 이 킨포크가 말하는 문화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문화를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의 목표도 이해가 간다.


이제는 희생과 헌신의 시대라기보다 자기 생존의 시대로 흘러가는 것 같다. 나에 대해 여유를 찾아야 하고 나에게 재미를 줘야 하며 나에게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


우리 부모세대와는 현저히 다르게 우리는 그렇다. 그 사이의 벽은 너무나 크다. 부모세대는 우리를 이해할 수 없으며 이해가 없는 공간에 우리들은 놓여있다. 우리란... 85년생 이후?라고 해둘까? (철저히 내 기준 ㅋㅋ)


이 슬픈 현실 속에서 우리는 갈망하고,,, 갈망한다. 그 어떤 무언가를...

그 어떤 무언가는 이 세상에서 문화적 분야로는 감성이라는 단어로 표현이 되기도 하고 사회적 동향으로는 혼밥, 혼술, 1인 가족, 1인 기업,,,

사회적 문제로는 저출산, 청년 취업률 하향곡선이라는 단어로 나타나는 것 같다.


이런 세대를 킨폭은 저격한다.  함께하는 것을 지향하며 자신만의 그 어떤 독특성을 띈 문화를 만들라고 이야기한다. 끊임없이...

글을 읽고 있을 때면 빠져든다. 그리고 현실은 잊게 된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진짜 나의 정체성의 혼란이 온다. ㅋㅋㅋ (난 미쿡문화야...난 커피매니아야...난 자연인이야...라고)

이렇게 되는 나를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어떻게 이 종이 책 한 권이 이런 영향을 나에게 끼칠 수 있는지ㅋㅋ


그리고 책을 덮게 되면 점점 현실이 보인다. 정리되지 않은 나의 작업대, 커피와 먹은 몽쉘봉다리, 아들이 연필꽂이에 꽂아놓은 도라이바ㅋㅋ 빨래가 끝나 건조를 기다리는 엉킨 빨래들,,,

그렇다고 내가 킨폭을 비평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감성을 어떻게 현실로 가지고 올 것인가를 고민이 된다.


'여기 나온 이런 스타일 프라이팬을 사?' '나도 대나무 용기에 주먹밥을 싸서 강가로 놀러 가?' '요고 빈티지한데? 요 커피머신을 사버려?' 라며...ㅋㅋㅋ


어제 우연히 장윤주가 나오는 짤막한 다큐를 보는데 그녀가 한 말 중에 자신이 프로 모델 장윤주로써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하이패션으로 칭칭 감겨 촬영을 하고 끝난 뒤 옥탑방의 장윤주로 돌아가면 정체성의 혼란이 온다고...


우리는 이것을 주목해서 보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제 아무리 감성 돋고 아름다울지라도 우리의 내면에 그것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다.

일상생활 속에서 감사함을 잊고 단지 이벤트적 인생을 살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나...


맛집이 좋아 맛집을 돌아다니고 여행이 좋아 몇 달 번 돈 여행에 투자하고 물론 이런 것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니고!

우리의 의미 있는 한번뿐인 인생이 단지 하루 중 몇 시간을 위한, 혹은 며칠만을 위한 일회성으로 즐기는 것,

그런 무대가 끝나면 다시 의미 없어 보이는 일상으로 돌아와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살고

이것의 반복이면 얼마나 슬프겠냐 이 말이다. 물론 또 이것도 이 나름의 의미를 찾는 이들도 있겠지 싶다.


결론적으로 내가 하고픈 말은 나의 리얼 라이프, 곧 일상적인 생활을 잘 해내는 사람이 그밖에 이벤트적인 것들도 충분히 즐겨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자꾸 긍정으로 나의 생각을 바꾸고 나의 뛰는 심장에 감사하며 사는 삶, 몇 없으나 나를 진정 이해하고 나를 사랑해주고 응원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아는 그런 삶을 살고 싶은 것이 나의 소망이자 그렇게 노력하는지 점검하는 오늘 하루가 되길 바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