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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방관아빠 무스 Dec 14. 2021

노동의 미래, 교육의 미래

아침 동산에서(14)

   좀 무거운 제목으로 시작했는데 코로나 19 시대와 맞물려서 4차 산업혁명, 로봇산업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노동이 쇠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인류가 직립보행을 하던 시절부터 인간과 함께 해 온 -아니, 어쩌면 꼭 함께 할 수밖에 없었던- 노동의 시대가 점점 저물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인간은 직립보행을 함으로써 두 손이 자유를 얻었고 그 두 손으로 진정한 노동을 할 수 있었다. 야생동물을 따라 달리면서 활이나, 도끼, 혹은 칼 등으로 그 동물을 사냥할 수 있었고 나무 열매나 각종 식용 식물들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농경사회로 들어서면서 목축과 농사일에도 두 손을 사용할 수 있어 효율성이 배가되었다. 두 손으로 각종 농기계나 사냥도구를 만들면서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증대되었고 그 생산성을 기반으로 인간은 여가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그 여가 시간을 이용해서 문화를 생산, 향유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진화론적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은 직립보행으로 인한 두 손의 활용이라고 보는 인류학자도 많은 것이다. 그만큼 두 손을 통한 노동이야말로 가장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특징이자 장점이었던 것이다. 


출처-픽사 베이

 

   그런데 이 두 손을 통한 노동이 사라진다니... 그럼 소는 누가 키워?라는 생각이 단박에 머리에 떠오를 것이다. 거기에 대한 대답이 바로 AI와 로봇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이다. 인간이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이자 장점인 생각하는 기능을 인공지능 AI가 담당하고 육체적 노동은 인간보다 훨씬 월등한? 로봇이 담당한다는 것이다. 그런 공상과학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 -하기야 지금 우리가 공상과학 세상에 살고 있으니- 이 앞으로 100년 내에... 가 아니라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공장에서는 점점 더 로봇들이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알파고는 이미 이세돌을 꺾었고 은행들은 직원들을 감원시키고 그 자리를 자동화 시스템으로 바꾸고 있다. 웬만한 은행일은 스마트폰으로 다 볼 수가 있고 주식투자도 AI를 통해서 할 수도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완성되면 인간은 핸들을 잡을 일도 없을 것이다. -아니, 잡을 수도 없을 것이다.


   "세상 참 많이 좋아졌네..."


   이런 촌 할배같은 말만 하다가는 어느 순간 직장이 없어지고 소위 말하는 '기본소득'이란 걸 받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는지도 모른다. 일을 하지 않아도 사람의 일은 AI와 로봇이 대신하게 되니까 인간은 기본소득을 받으며 살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잠깐, 그럼 일 안 하는 그 시간엔 뭘 하지?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며 대퇴부를 강타한다.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그 많은 시간들을 뭘 하냔 말이다. 


   '걱정도 팔자슈...' 하며 혀를 차는 사람들의 소리가 벌써 귓가에 들려오는 듯하다. 하기야 요즘 젊은 사람들의 로망이 바로 '파이어 족'이 아닌가? - 난 어차피 틀렸다. firefighter니까 파이어 족이 되기는 틀렸다, 너희들 먼저 가~ㅋ - 주식이나 코인, 아니면 부동산 등으로 왕창 번 다음에 보란 듯이 퇴사하는 파이어 족, 그렇게 퇴사해서 남은 인생을 멋지게 사는 파이어 족이 요즘 사람들의 로망이 아닌가 말이다. 그럼 한 가지 조건이 충족되긴 했는데 과연 기본소득으로 파이어 족들처럼 화려하고 폼나게 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서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기본소득에 만족하며 '잉여인간'으로 남은 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것은 처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회초년생에게도 서글픈 질문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자마자


   "당신은 이 사회에서 그다지 쓸모가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그냥 집으로 돌아가세요."


   어느 회사의 면접 탈락 문자보다도 더 잔인하지 않은가? 우리 아이들이 처음 부딪히는 사회는 이런 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노동하지 않는 인류, 아니, 노동할 수 없는 인류, 처음 지구 상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DNA에 새겼던 노동을 잃어버린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출처-픽사 베이


   아마도 이런 모습이 아닐까?, 이런 질문이 떠오르면 나는 그렇다 치고라도 - 아직은 나도 그렇다 치면 안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 주어야 할지,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지 감이 서질 않는다. 학교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말은 우리 부모님들이 해 주시던 것과 달리 나 자신도 확신이 없다. 그렇다고 네가 잘하는 특기를 살려서 거기에 집중하라는 말도 애매하긴 마찬가지다. 돈 안 되는 특기를 끌어안고서 이곳저곳을 헤매는 특기생(?)들을 너무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그 특기를 끌어안고 다른 수많은 특기생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며, 또한 AI와 로봇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출처-픽사 베이


   나 혼자 생각해 봤자 결론은 안 나온다.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순서가 틀린 것일 수도 있다. 빛의 속도로 진행되는 4차 산업혁명으로 노동의 미래가 사라지는데 거기에 해답을 줄 수 있는 교육이 오리걸음을 하고 있으니... 그렇다!, 노동의 미래는 곧 교육의 미래인 것이다, 노동의 미래에 해답을 줄 수 있는 것은 결국 교육밖에 없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전통적인 일자리가 사라지면 그 사라지는 일자리와 반대로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들이 있을 것이다. 교육은 바로 그 일자리들을 탐색, 개발하고, 우리 아이들의 적성과 창의성을 탐색하고 개발시켜 그 일자리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오늘날 교육이 해야 할 일이고 교육의 미래다. 그것은 일개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없고, 우리 가정이, 사회가, 나라가 모두 머리를 모아야 할 일이다.


출처-픽사베이


   부디 우리 교육이 제자리를 찾아, 한창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길을 잘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등대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그날을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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